(APEC)`CEO서밋` 첫날 기업가정신 등 현안 집중 논의

by김기성 기자
2005.11.17 18:35:50

역대 최대 규모 개막..페루 싱가포르 중국 정상 기조 연설

[부산=이데일리 김기성기자] `기업가정신 고취, 역내 국가간 불균형 해소, 에너지 문제·환율 불안·통상질서 혼란·테러 문제,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해결.....`

17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기업인 최대 포럼 `APEC 최고경영자 회의(CEO SUMMIT) 2005`에서는 이같이 다양한 역내 뿐 아니라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APEC CEO 서밋`은 9개국 정상과 8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 구축(Enterpreneurship and Properity: Building a Successful Partnership in the Asia-Pacific Region)`이라는 주제로 10개 정상세션과 7개의 토론세션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APEC CEO 서밋 2005` 의장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이날 개막 연설을 통해 "세계는 국가간 불균형 심화, 국가내 양극화, 고유가 행진, 비극적인 자연재해 등으로 전례없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래를 개척하고 역내 국가간 공동 번영을 이국하는 새로운 지혜와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 의장은 특히 "역내에서 뒤떨어진 국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회원국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고, 역내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테러는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와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차원에서 다뤄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균형있는 경제성장을 위한 상호협력`이라는 주제 연설에서 "페루는 빈곤퇴치를 제1의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역내 민간자본들의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보건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톨레도 대통령은 "남미 인구 40%가 빈공층이라는 것은 앞으로 투자기업들에게 물건을 팔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페루는 외국 민간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해 경제와 법률적 안정성을 제공과 인적 자원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과 지식기반경제`이란 주제의 연설에 나선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정보통신과 지식기반 사회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의 개방성, 인력, 정부의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센룽 총리는 "정보통신 및 지식기반 사회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사회가 개방돼야 하고, 행정관리를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관료주의를 줄여야 한다"면서 "각국이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는 시장을 거스르기 보다는 시장과 함께 일함으로써 시장의 힘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수석은 `상호 발전 협력을 위한 개방정신`이라는 주제 연설를 통해 "중국은 평화적인 국제 환경을 통해 자국의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개방정책을 국책으로 해서 투자환경을 촉진해 세계의 공동 번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경제발전에서 커다란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에너지 가격 안정, 개도국 지원을 통한 국가간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로즈(William R. Rhodes)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한미 비즈니스 회의에서 워킹그룹을 만들어 한국에 국제금융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한국이 국제금융센터로 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세금 제도와 외국인에 대한 내국인 동등 대우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즈 회장은 이어 "다른 경쟁지역도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가 특별한 행동을 취해서 민간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LG카드와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와 관련, "은행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면 고려할 수 있는 종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M&A와 관련된 구체적인 입장을 커멘트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라며 더이상의 답변을 회피했다.

세계적인 B2B 인터넷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닷컴의 잭 마(Jack Ma)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마 회장은 "5년 전 한국에 진출했을 당시에는 (인터넷 버블로 인해) 시기가 좋지 않아 실패했지만 B2B 인터넷 기업으로 한국에 진출하지 않거나 파트너를 찾지 않는다면 또다시 실수하는 것"이라며 "현재 사업제안을 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있고 2~3년내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특히 이날 세션에서 기업과 국가의 관계를 사랑과 결혼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마 회장은 "비즈니스는 시장에 의존해야 한다"며 "(서로의 관계가 현실적으로) 가깝지만 너무 가까우면 안되기 때문에 사랑의 관계지 결혼의 관계는 아니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만 해도 중국에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온 기업의 80%가 도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폐막일인 18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베센테 폭스 퀘사다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해 리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 존 하워드 호주 총리,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 등 5개국 정상의 주제 연설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