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총재산 1경2359조원…한 가구당 3.6억

by김정남 기자
2016.06.14 12:00:00

한은, 지난해 국민대차대조표 잠정치 발표
지난해 말 국민순자산 1경2359조원 추계
세종시 제주도 토지자산 증가율 크게 뛰어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국민순자산), 즉 나라의 재산이 1경2359조5000억원으로 추계됐다. 한 가구가 갖고 있는 순자산 규모는 3억6152만원으로 추정됐다.

국민순자산은 그 나라가 얼마나 부자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한 개인이 수십년간 이뤄낸 소득과 투자 등의 합을 재산이라고 하듯 한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가계 기업 정부 등 우리나라 경제주체가 그간 경제활동을 통해 보유하게 된 것들의 가치를 모두 더한 게 국부다. 국부는 심지어 대대손손 그 나라 땅 속에 묻혀있는 각종 지하자원과 울창한 산림(입목자산)까지도 포함한다.

그런 점에서 이는 매해 한 나라가 생산한 부가가치의 총합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과는 다른 개념이다. 국민순자산이 재산이라면, GDP는 연봉에 가깝다. 실제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GDP(1558조6000억원)의 7.9배다. 한 개인이 버는 돈이 가진 재산보다 통상 훨씬 더 작다는 것과 비슷하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5년도 국민대차대조표 잠정치 작성 결과를 보면, 2015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전년 대비 5.7%(667조2000억원) 증가한 1경235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같은 GDP의 7.9배 수준이다. 2011년 이후 3년간 7.7배를 기록하다가, 2014년부터 7.9배로 올랐고 지난해에도 그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가계·비영리단체가 7176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했다. 전체의 58.1% 비중. 일반정부(3381조7000억원), 비금융법인(1466조7000억원), 금융법인(334조9000억원) 등보다 많았다.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은 3억6152만원으로 추정됐다. 순자산 7176조2000억원에서 우리나라 인구(5062만명)를 나누고, 다시 평균가구원수(2.55명)를 곱한 수치다.



이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높지 않다. 구매력평가환율(지난해 달러당 891.65원)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이 40만5000달러인데, 이는 미국(61만1000달러) 프랑스(48만6000달러) 일본(46만6000달러) 유로존(43만8000달러) 캐나다(43만4000달러) 등보다 낮다.

다만 우리나라의 비금융자산 비중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자산은 금융자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말한다. 건설자산 등을 포함하는 지표다. 지난해 가구당 비금융자산 비중은 75.6%에 달했다. 미국(34.9%)의 두 배가 넘는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비영리단체의 보유자산 중 비금융자산의 비중은 2008년 말 이후 꾸준히 하락(2008년 82.8%→2015년 75.6%)하고는 있다”면서도 “그래도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고 했다.

대표 자산인 주택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3519조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GDP 대비 2.26배다.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2014년 이후 소폭 상승하고 있다.

자산형태별로 보면, 국민순자산의 대부분은 비금융자산(1경2126조5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자산은 고정자산(건설자산 설비자산 지식재산생산물)과 재고자산, 토지자산, 지하자원, 입목자산 등을 포함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토지자산(6574조7000억원)이다. 비금융자산의 54.2%다.

특히 토지자산은 혁신도시(대구 등)와 세종시, 제주도 개발 등의 영향에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토지자산 증가율이 가장 컸던 곳은 제주였다. 21.5%에 달했다. 대구(13.1%) 세종(12.5%) 울산(12.4%) 등도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울산의 경우 울산대교 건설 영향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의 토지자산 증가율은 3.5%에 그쳤다.

이로 인해 토지자산의 수도권 집중도는 완화됐다. 수도권 지역의 토지자산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4년 58.6%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