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전 포함..공공부문 부채 1000조원 될 듯

by윤종성 기자
2013.07.04 15:22:05

빚더미 공기업 대거 포함..공공부문 부채 급증 전망
정부 "새 기준에 의한 공공부문 부채 예측 힘들어"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토지주택공사(LH)와 수자원공사, 한국전력(015760)공사 등 빚더미에 올라 있는 공기업들이 내년부터 새로운 공공기관 재정통계에 편입된다. 새 재정통계에서는 중복 부채와 내부거래 등이 제거되지만, 200여개 공공기관이 새 통계에 추가됨에 따라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10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IMF,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공공부문 부채 작성지침’을 토대로 새로 작성한 ‘공공부문 재정통계 산출방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산출방식에 따르면 공공부문에 포함되는 공공기관은 총 439개로, 기존 통게치에서 206개 기관이 추가된다.

문제는 토지주택공사(LH)와 수자원공사, 한국전력 등 대규모 부채를 떠안고 있는 공기업들이 대거 포함된다 점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전의 부채는 각각 138조원과 98조원이다. 여기에 부채 13조8000억원을 떠안고 있는 수자원공사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은지주, 산업은행, 기업은행, KBS, EBS 등 200여개의 공공기관의 부채가 더해지게 된다.

2011년 기준으로 일반정부의 부채가 468조6000억원이고 295개 공기업(150개 기관 부채는 일반정부 부채에 포함)의 2012년 부채가 493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새롭게 산출되는 공공부문의 총부채는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난 5월 국제기구의 새 지침에 맞춰 지난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부채를 956조900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정부는 섣불리 부채 규모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통계방식에서 내부 거래가 제거되고, 우발채무 등이 부기항목로 빠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공부문 재정통계 산출방안에서는 연금충당부채의 경우 국제기준, 해외사례 등을 감안해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충당부채를 산출하되, 공공부문 부채에 합산시키지 않고 별도로 부기 처리한다.

보증채무는 정부가 공기업에 지급보증한 경우는 채무에 합산하고, 민간에 지급보증한 보증채무는 부채에 넣지 않고 부기한다. 기관간 내부거래는 제거를 원칙으로 하되 국민연금의 국채보유분 등은 부기해 공개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제기되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9월쯤 산출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3월 2012 회계연도 공공부문 부채를 산출·공표할 예정이다.

이태성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내부거래 제거 등의 요소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공공부문 부채규모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LH, 한전 등의 신규 편입으로 공공부문 부채 급증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