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공장 고교 실습생 쓰러져 위독..당국 조사 착수(종합)

by정병준 기자
2011.12.21 16:52:42

일부 미성년 실습생 조기입학, 근로규정 초과
노동부 "실습생 근로실태 면밀히 검토할 계획"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기아자동차(000270) 광주공장에서 고등학교 3학년 실습생이 과로로 쓰러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실습생들의 과잉 근로 행태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광주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전남 지역 모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김모(18)군이 공장 기숙사에서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뇌출혈 증세를 보인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현재 광주기독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현장실습을 한 김군은 주말 특근과 2교대 야간 근무에 투입되는 등 주당 최대 58시간 가량 근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행법상 미성년 실습생의 경우 주 40시간 이상 근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과로에 따른 뇌출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커지자 기아차는 이날 "고 3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기 입학한 학생이 미성년에 해당되는 경우가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초과근로가 발생했다"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오늘부로 미성년자의 실습을 전면 중단하고 학교로 복귀시켰다"며 "나머지 인원은 법 기준 내 운영하고 동시에 제도 자체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 노조는 실습생들의 근로시간에 문제가 있다며, 회사측을 상대로 김군에 대한 산재 처리와 후유장애에 따른 보상비 지급, 제도개선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3~6개월씩 현장실습 명목으로 고교생을 받아 근로시켜 왔다"며 "실습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김군에 대한 산재처리 요청은 물론 김군외에 법정 근로시간 위반 자 수가 얼마나 되는 지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