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각)주가는 펀더멘털의 미래다

by양미영 기자
2004.09.13 17:52:34

[edaily 양미영기자] IT주들이 돌아왔다. 아주 오랜만의 귀환이다. 전기전자업종 지수가 오늘처럼 이틀 연속 긴 양봉을 그리며 반등한 것은 약세장 이후 손으로 꼽을 정도다. 낙관론자들은 득의양양했지만, 펀더멘털을 고집했던 비관론자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여전히 IT업황은 바닥을 기고 있는데 IT주들은 급격한 가격복원력을 보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하지만 이미 그 이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지수 랠리에 따른 저평가 논리도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 미국 기술주 반등이라는 버팀목에 더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설이 이틀째 촉매로 작용했다. 이날 장마감후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설을 공식화시켰고, 외국인은 예견이나 한듯 IT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콜금리 인하때 만큼이나 외국인은 여전히 민첩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도 강세에 크게 일조했다"며 "최근 이머징마켓에서 한국주식을 공격적으로 사고 있으며 최근 환율이 상대적으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료 노출과 가격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자사주 매입기간 동안 추가상승은 가능하겠지만 기대감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 이틀간 적지않은 반등폭도 부담이다. 이날 반등의 단순히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대감인지, IT주 전반적인 업황에 대한 믿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따른 상승이라면 거의 다 온 셈"이라며 "재료노출로 약발이 소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단순히 자사주 매입에 의존한 것은 아니다"며 "세계적으로 기술주들이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노키아나 인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바닥을 강하게 찍은 모습이고, 전반적으로 IT주들이 할인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김학균 연구원은 "수급 상황은 긍정적이고 밸류에이션상 삼성전자가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IT주 강세의 연속성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3,4분기의 부진한 IT 실적과 내년 1,2분기 바닥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펀더멘털은 여전히 똑같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펀더멘털을 선행하는 시장의 시선은 좀더 먼 미래로 이동하고 있다. 재료가 변했다기보다는 시장을 바라보는 심리가 움직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세중 연구원은 "단기급등과 재료노출에 따른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조정기에 어떤 전략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