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택 공사 비리' 조양호 한진 회장 다음달 19일 소환

by김성훈 기자
2017.08.28 11:56:20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소환은 추후 검토
이철성 청장, "잇단 성추문 등 불미스러운 일 송구"

이철성(오른쪽) 경찰청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재벌 총수 일가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을 다음달 19일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8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대신한 서면답변을 통해 “조 회장 측에서 다음달 19일에는 반드시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해당일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24일과 25일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68) 일우재단 이사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조 회장 측은 변호인을 통해 신병 치료차 조 회장이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로 출석 연기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 이사장에 대한 조사는 조 회장을 조사한 뒤 소환 일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조 회장 측은 2013년 5월에서 2014년 8월까지 한진그룹이 인천 영종도에 세운 호텔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 맞춰 서울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뒤 그 비용을 호텔 공사 비용인 것처럼 꾸며 회사에 떠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고 있다. 조 회장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업체는 비용을 조 회장이 아닌 영종도 호텔 쪽에 청구했다.



이 청장은 또 운전 기사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이장한(65) 종근당 회장의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다수 피해자에게 행한 상습 범죄이고 범행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갑질 횡포 등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5일 불법 운전을 지시한 강요죄와 전문의약품인 ‘센돔’을 지인들에게 양도한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최근 잇따른 경찰 성추문 등에 대해서는 “일부 경찰 공무원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뒤, “비위 사례의 원인을 분석해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