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살림 핀` 하이닉스 재무개선 효과는

by김일문 기자
2011.11.14 19:10:41

신주 발행 통해 2.3조 자본 유입 효과
부채비율 하락·순차입 규모 등 축소될 듯

마켓in | 이 기사는 11월 14일 18시 40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하이닉스반도체(000660)가 SK텔레콤(017670)으로부터 2조3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받게 됨에 따라 재무개선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조원대 였던 기존 자기자본의 25% 규모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재무구조는 한층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4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규모를 확정, 발표했다. 총 인수금액 3조4267억원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 지분에 1조841억원(4425만주·6.4%), 하이닉스 신주(1억185만주·14.7%)에 2조3425억원을 투입한다.

▲ 신주발행 전후 하이닉스 재무구조 변화 예상도(개별기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하이닉스의 재무구조는 눈에 띄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개별기준) 하이닉스 반도체의 부채비율은 83% 수준. 증자를 통해 2조3000억원이 넘는 자본이 유입될 경우 부채비율은 66.4%로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게 된다.

현금 유입으로 인한 순차입 규모 축소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말 현재 하이닉스의 총차입금 4조9771억원에서 현금성자산(1조5330억원)을 뺀 순차입금은 3조4441억원이다. 여기에 신주 발행으로 들어올 현금 2조3425억원을 더할 경우 실질적 빚을 나타내는 순 차입금은 1조원대 초반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특히 전체 차입금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 차입금의 비중이 전체 절반 정도(2조4794억원)를 차지, 다소 과중한 편인 하이닉스로서는 이번 증자를 통한 자금 유입으로 상환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자본 규모 대비 빚에 대한 완충력을 가늠할 수 있는 차입금 의존도 역시 줄어들게 된다. 상반기까지 54% 수준이었던 하이닉스의 차입금 의존도는 증자 후 43%까지 낮아진다.

하이닉스의 증자는 지난 2009년 5월 이후 2년6개월만이다. 당시 하이닉스는 일반 공모 증자를 통해 7245억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끌어모았지만 매입채무 결제 등 운영자금 용도로 증자대금 전부를 소진시켰다. 반도체 업계 특성상 연간 수조원대의 설비투자가 필요했지만 채권단 관리하에서 시황 급락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하이닉스가 증자를 통한 재무개선 효과를 그리 오랫동안 누리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상당기간 미뤄왔던 투자가 향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자 대금이 들어와도 또다시 나가게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증자 대금은 이른 시일안에 공정 투자로 유출돼 대차대조표상 재무 개선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경상적으로 연간 4조원대 투자가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채권단 관리하에 제대로 된 투자 집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향후 투자 규모와 추가적인 차입 여부에 예의주시 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