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1.11.07 18:40:3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대외건전성 등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7일 피치는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높인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피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1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가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높인 후 2년 2개월만에 한단계 더 올렸다.
최근 선진국들의 국가신용등급이 잇따라 떨어지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의 등급전망을 상향조정한 것은 재정건전성, 대외건전성,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력 때문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지난해말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3.4%로 G20 평균인 77.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재정수지 적자도 GDP 대비 1.1%로 G20 평균 6.1%를 크게 밑돌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고 미국도 국가부채 한도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르면서 재정건전성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만큼 한국의 양호한 재정상황에 큰 점수를 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외 건전성 지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2008년 2000억달러 수준이던 외환보유액은 3100억달러로 늘었고 총 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37.6%로 2008년 9월말 51.9%에 비해 낮아졌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도 지난 6월말 895억달러로 2008년말 246억달러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했다.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화건전성 부담금 부과 등 선제적 규제방안과 중국과 통화스왑 규모를 확대한 것도 긍정적인 판단을 내린 배경으로 풀이된다. 결국 우리나라는 여타 국가들과는 다르게 재정상태나 거시건전성 지표들이 양호하다는 점을 공식 인정받게 됐다고 기획재정부는 평가했다.
아울러 경제회복력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출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탄력적인 환율제도가 취약성을 크게 완화시켰다는 판단이다.
북한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전쟁, 체제붕괴 등 대북 위험요인이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