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축하금 400만원·기본급도 9%↑…日서 인력쟁탈전 치열
by김보겸 기자
2021.11.26 15:57:53
도요타·스바루, 입사 축하금 기존 두 배 제시
외식업계도 최저시급 올리며 직원 확보 경쟁
아마존재팬 시급 1만2491원…수도권 상위권
"근로자 급여 오르면 경제회복에 속도 낼 것"
| 지난달 25일 도쿄 신주쿠 식당에서 사람들이 식사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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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일본이 근로자 처우를 개선하며 ‘인력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생산을 늘리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약 2200명으로 줄어든 기간제 근로자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최대 28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입사할 때 주는 축하금도 20만엔(약 208만원)으로 두 배 올린다.
스바루자동차 역시 축하금을 기존 두 배인 40만엔(약 416만원)으로 올린다. 마쓰다자동차는 기간제 직원을 약 350명 늘리고 기본급도 9% 인상해 8770엔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제조현장에서 생산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근로자 구하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일본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인해 당초 생산량보다 200만대를 감산했는데, 생산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제조업 구인사이트 인터웍스 조사에 따르면 10월 평균 시급은 1336엔으로 전년동월보다 79엔 올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외식업계도 최근 회복하면서 직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쿄 신주쿠와 이케부쿠로에서는 시급을 최대 100엔 올리는 술집들이 등장했다. 취업정보사이트 마이내비에 따르면 10월 전국 외식업계 평균 시급은 2% 늘어난 1000엔(약 1만409원)으로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물류업계에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존 재팬은 계약직 시급을 1200엔(약 1만2491원)으로 올렸는데 이는 수도권 물류업계 종사자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유효 구인 배율도 지난 9월 1.16배를 기록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유효구인 배율은 일자리를 찾는 사람 1명을 놓고 기업에서 몇 건의 채용 수요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배율이 높을수록 인력 수요가 많다는 의미이다. 일본 전역에서 비상사태 선포를 해제하고 제조업 생산 회복 시기가 겹치면서 구인 수요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비정규직 급여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10월 도쿄 최저임금은 1041엔(약 1만836원)으로 28엔 올랐으며 10월 3대 도시권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전년 같은 달보다 15엔 증가한 1103엔(약 1만1481원)으로 2006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본격 확산하면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2021년 9월 비정규직은 2059만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9월보다 약 140만명 줄었다.
정규직 급여도 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으로 중산층을 부활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기업들에 임금 3% 인상을 압박할 전망이다.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목표를 이어받은 것이다. 다만 2014년에서 2020년 평균 인상률이 2.18%로 7년 연속 2%대에 머물렀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기시다 내각에서 3%대 인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