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짜리 아파트 산 20대…어떻게 샀나 봤더니
by김나리 기자
2020.12.16 11:00:52
부동산 불법거래 등 이상거래 577건 적발
편법증여 등 탈세의심 거래가 대부분
강남·송파·용산 등에 의심 사례 몰려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20대인 A씨는 1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매수자금 중 약 9억원을 저축성 보험계약 해지금으로 조달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이 보험계약 보험금은 A씨가 미성년자이던 2010년과 2012년 당시 각각 8억원, 3억원 일시금으로 납부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A씨의 부모가 자녀에게 보험금을 편법 증여했다고 판단, 국세청에 통보해 탈세혐의 등을 확인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출범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과 한국부동산원 ‘실거래상설조사팀’이 주요 집값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실거래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577건을 선별해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 강남·송파구에서 322건, 용산구 74건, 수도권 181건이다. 이 중 친족 간 편법증여 등 탈세 의심 109건, 중소기업 운전자금 용도의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에 활용하는 등 대출규정 위반 의심 3건을 발견했다. 또 계약일 허위신고 36건을 포함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의심 76건,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상 금지행위인 ‘등기원인 허위기재’ 의심 2건도 확인했다. 총 190건이다
조사가 이뤄진 강남·송파·용산권역 총 3128 거래 중 편법증여 등 탈세 의심 거래는 94건으로 3.0%를 차지했다. 광명·구리·김포시 및 수원 팔달구의 탈세 의심거래 15건(총 4464건의 0.34%) 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이는 고가주택이 집중된 서울 주요 도심지역에서 편법증여 등 불법행위 의심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졌다는 뜻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탈세 및 대출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주요 사례를 보면 △자녀 보험금 대납을 통한 편법증여 △부모 차입금으로 아파트 매수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등으로 이뤄졌다.
| | 한국무역협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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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30대인 B씨는 3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매수대금 전액을 아버지로부터 빌려 의심 거래로 지정됐다. 국토부는 B씨를 국세청에 통보, 차입금에 대한 세법상 적정이자(4.6%) 지급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소매업 종사자인 40대 C씨는 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은행에서 중소기업 운전 자금 용도로 3억원을 대출받아 이 중 2억원을 매수대금에 사용해 조사대상 명단에 들었다. 국토부는 이를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으로 의심해 금융위·금감원에 통보해 대출규정 위반을 확인하고 대출금 회수 등 조치에 들어간 상황이다.
대응반은 실거래 조사를 통해 관련법령 위반 의심 거래로 확인된 사례에 대해 탈세 의심건은 국세청에 통보, 탈세혐의 분석 및 필요시 세금 탈루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대출규정 위반 의심건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통보해 대출취급 금융회사 등 대상으로 규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대출규정 위반이 최종 확인되는 경우 대출금 회수 등을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의심건은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등기원인 허위기재’ 등 의심건은 경찰청에 통보해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대응반은 지역적 차원의 이상동향을 파악하고 지역 내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방경찰청, 지자체 특별사법경찰 등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응반은 6월부터 2개월간 전주시 덕진구 주요 분양단지의 불법전매 등 범죄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전주시 덕진구청·전북지방경찰청과 합동으로 실거래 조사를 실시해 전매제한기간 내 분양권 불법전매 등 371명을 적발했다. 이 외에도 신규 분양단지에서 성행하는 불법전매·다운계약 등 단속 관련 지자체 협조 요청에 따라 지자체와 실거래 합동조사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