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해고자 복직 잠정합의..6년만에 사태일단락 기대

by이승현 기자
2015.12.14 10:49:45

노·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금주 내 승인예정
티볼리 돌풍에 노사문제도 해결
해고노동자 단계적 복직..손해배상·가압류 취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티볼리 효과’가 6년동안 얽혀있던 쌍용자동차의 노사문제를 풀어냈다. 대규모 정리해고로 이어졌던 노사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쌍용차가 사운을 걸고 만든 티볼리는 국내에서 올 들어 11월까지 총 3만9809대가 판매되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티볼리는 13년 만에 쌍용차의 연간 4만대 이상 판매차종이 될 게 확실하다.

쌍용차는 올 한해 티볼리 돌풍에 힘입어 4분기에는 8개 분기동안 지속된 적자에서 벗어나 영업흑자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이른바 쌍용자동차 사태에 따른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회사에 복직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에 이은 대규모 정리해고로 촉발된 쌍용차 사태가 티볼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6년만에 일단락될 기회를 맞았다.

14일 쌍용차(003620)에 따르면 최종식 사장과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홍봉석 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일 해고 노동자 복직과 손해배상·가압류 취하, 해고자 지원기금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2일 조합원 총회에서 이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회사 측과 쌍용차 기업노조도 이번 주 안으로 각각 이사회와 대의원 대회를 열어 이 합의안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과 쌍용차지부, 기업노조 등은 잠정 합의안을 모두 승인한 뒤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에는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 6명을 우선 내년 1월 복직시키고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187명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는 데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회사는 쌍용차지부에 제기한 47억여원 규모의 손배 소송과 가압류를 취하하고 해고 노동자 생활지원과 숨진 해고자 유족지원 등에 쓰일 기금을 마련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고노동자 복직 등에서 사측과 노조 측이 합의를 이뤘다”며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율과정이 남아 있어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쌍용차 내부적으론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로 해고 노동자들의 오랜 복직투쟁을 마무리짓고 회사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대주주였던 상하이차 그룹의 이른바 ‘먹튀 논란’ 등의 여파로 200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경영 악화를 이유로 같은 해 4월 전체 인력의 37%인 2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노조가 평택 공장을 77일간 점거하며 파업에 돌입해 사측과 심각한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