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인상` 매달린 日정부, 야권 달래기용 개각

by임일곤 기자
2012.06.04 15:43:15

노다 총리, 방위상 등 각료 5명 교체
소비세 증세안 통과위해 자민당 요구 수용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방위상을 포함한 5명의 각료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야권으로부터 문책 결의를 받거나 비판을 받는 각료들을 경질했는데 이를 통해 정치권 최대 현안인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법안 처리와 관련해 야권의 협조를 얻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노다 내각은 다나카 나오키 방위상과 마에다 다케시 국토교통상, 오가와 도시오 법무상, 가노 미치히코 농림수산상, 지미 쇼자부로 금융상 등 5명을 교체키로 했다.

이들 후임으로는 모리모토 사토시 다쿠쇼쿠 대학 대학원 교수, 하네다 유이치로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을 내정했다. 또 법무상에는 다키 마고토 법무성 부대신, 농림수산상에는 군지 아키라 전 농림수산성 차관, 금융상 겸 우정개혁상에는 마쓰시타 다다히로 부흥성 부대신을 각각 내정했다.

개각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야당인 자민당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각료들이 사실상 경질됐다는 것이다. 자민당은 지난 4월 참의원에서 다나카 방위상과 마에다 국토교통상의 자질을 문제 삼아 문책 결의안을 가결했다.



또한 오가와 법무상은 국회에서 휴대폰으로 경마 사이트를 들여다본 것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고, 가노 농림수산상은 스파이 의혹으로 불구속 입건된 주일 중국대사관의 외교관이 농산물 수출사업에 관여하면서 야권의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방위상에 기용된 모리모토 교수는 민간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지만, 자민당과의 관계도 깊은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자민당 입맛에 맞춘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다 총리는 이번 개각을 통해 야권의 협조를 얻어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오는 21일까지 소비세 인상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노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제 1 야당인 자민당과 협의해 확실한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 여당인 민주당 의석수는 국회 참의원에서 과반수에 못 미쳐 법안 성립을 위해선 야당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다만 민주당 내 최대 파벌인 오자와 이치로가 소비세 증세를 반발하고 있어 소비세 법안의 국회 처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개각은 노다 총리가 지난 1월 5명을 교체한데 이어 두 번째이며, 민간인 출신 각료가 탄생한 것은 지난 2010년 9월 간 나오토 내각이 카타야마 요시히로 총무상을 기용한 이래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