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FOMC 무엇을 논할까
by김윤경 기자
2009.12.15 15:53:12
`장기간 이례적 초저금리 유지` 재확인할 듯
FT "통화-유동성 정책 분리할 것"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5~16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거시 경제 지표들이 일부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연준이 `장기간(extended period)`,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exceptionally low level)`를 유지하면서 변화를 꾀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세.
지난해 3월 FOMC에서 제로 금리를 결정한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유지된 이 표현이 지난 달 회의 직전 변화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결국은 그대로 유지됐다.
또 최근 벤 S.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만만치않은 역풍에 직면해 있다"면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잘라 버린 바 있다. 물론 그렇더라도 버냉키 의장은 올해 초에 비해선 확실히 조금씩 다른 진단을 내놓으면서 움직이고 있다. 과연 이번 회의에선 어떤 변화가 감지될 수 있을까 주목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번 회의에선 큰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고용이나 신용시장 상황 등을 볼 때 미국 경제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 보다는 꾸물꾸물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제로(0) 수준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주 로이터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2010년 4분기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금리 인상의 시점은 경제의 발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면서 앞으로 수 개월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연준은 내년 6월이나 8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미묘한 수준의 경기 진단 변화는 있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냉키 의장이 느리고 신중하게 바뀌고 있다면서, 올해 초만 해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뭐든 하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점점 `통화 정책의 정상화`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FOMC 성명서를 보면 위원들은 "경제 활동이 안정되고 있다(economic activity is leveling out)"고 했다. 그리고 연준은 회복을 부양하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1월 FOMC에선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됐다(continued to pick up)면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WSJ은 또 연준 외부에선 금리를 올리느냐 마느냐에 단순하게 집착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금융 상황을 긴축할 수 있지도 않으며, 따라서 관건은 `언제` 금리를 올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출구 전략을 짜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통화 정책과 유동성 정책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시 말해 금리를 움직이는 전통적인 통화 정책은 변화가 없겠지만, 유동성 정책의 조항들을 일부 바꾸면서 출구 쪽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그리고 이런 방편 중 하나로 연준이 재할인율(Discount rate)을 인상하면서 2월1일자로 긴급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상당수를 그만둘 것이라고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재할인율은 연준이 일반 은행에 직접 돈을 빌려줄 때 부과하는 이자율로, 직접 시중 금리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결국은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 Rate)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심리를 불러올 수 있다. FT는 이 경우 통화 긴축에 아주 적게 발을 걸치면서도 본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인한 실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