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우 기자
2006.03.23 16:26:32
2원 오른 975.60원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환율이 사흘 연속 상승하며 7일만에 975원대 위로 올라섰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고 국내 수급상으로도 매수세가 우위를 보이며 상승세를 뒷받침해줬다. 강력한 저항선들이 차례로 돌파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확산됐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상승한 975.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975원을 기록한 이후 7일만에 975원대 복귀다.
출발은 전날의 급등에 대한 조정 국면이었다. 60전 하락한 973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매수세가 붙으면서 반등하는 듯 했으나 역시나 수출업체 물량(네고)이 맞서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환율은 한때 970.20원까지 내렸다.
이후 970원에 대한 바닥 지지력을 확인하면서 롱(과매수) 플레이와 숏(과매도) 플레이의 대결양상이었다. 저점을 지속적으로 확인했고 오후 들어 역외 매수가 유입되면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틈에 다시 네고 물량이 나왔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는 결국 숏 플레이어들이 손을 들고 숏커버(손절매수)에 나서면서 상승폭은 더욱 확대되며 장을 마쳤다.
수급이 팽팽한 가운데 딜러들의 움직임이 긴장감 있게 전개됐다. 롱과 숏의 대결에서 롱이 결국에는 승리를 거두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큰 은행들의 플레이가 치열했다. 오전 장중 급등에 대해 과도한 인식이 숏 플레이를 유도했지만 결국 롱을 잡고 간 쪽이 승리를 거둔 장이었다"고 전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로 롱 포지션을 내일로 이월한 세력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날 강력한 저항선이었던 974원 그리고 975원이 뚫리면서 이같은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이제는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선 딜러는 "기존에는 965~975원 박스권이었다면 이제 970~980원 박스권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재료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980원 시도를 하는 장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국내 수급상으로 이제 환율이 크게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기술적으로 하방경직성을 탄탄히 다져왔다는 지적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달러/엔이 쉽게 안 밀리는 가운데 달러/원이 그동안 960원에 대한 하방경직성을 완전히 확인했고 965원에서 쌍바닥을 찍고 올라오면서 반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970원대 후반에 자리잡고 있는 저항선이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해외 변수에 따른 달러/엔 동향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전 중 116엔대 후반에 있던 달러/엔 환율은 장중 117.25엔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 4시15분 현재 117.03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833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44억62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26억50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973.70원으로 고시됐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3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