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노무현재단 계좌 추적" 황희석, 1심 벌금 500만원
by조민정 기자
2023.06.02 15:33:34
동부지법, 檢 공소사실 모두 ''유죄'' 판단
"사회적 영향 커…피해자 고통 가중"
"다만 공적 관심사…''표현의 자유'' 보장"
황 전 최고위원 "비방 의도 없었다" 혐의 부인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추적했다며 일명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한 황희석(56)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신서원 판사는 2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황 전 최고위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황 전 최고위원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직업과 지위 등에 비춰 피고인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며 “명예훼손을 호소해온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가중됐을 것으로 보여지고, 피고인은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발언내용이 공적 관심사였단 점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공적인물로서 비판을 상당 부분 감수해야 하고, 해명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며 “공적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돼야 하는 권리”라고 덧붙였다.
선고를 마치고 나온 황 전 최고위원은 “(선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항소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공판에서 “한 장관을 특정하지 않았고, 주요 발언 중 대부분 의견표현일 뿐 사실적시가 아니다“며 ”발언내용이 허위가 아니고 허위인식이 없었다.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앞서 황 전 최고위원은 2021년 11월 TBS 유튜브 ‘국회 앞 유정다방’에 출연해 “검찰이 2019년 노무현재단 계좌를 추적해 거래 내역 전부를 열어봤다”며 “바이오기업 신라젠 투자를 계기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잡기 위해 채널A 기자와 ‘검언유착’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국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던 한 장관은 노무현재단이나 유 전 이사장의 계좌를 추적한 적이 없다며 2021년 12월 황 전 최고위원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