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침해 더 못 참는다"…LG전자, 연이은 소송과 승소(종합)

by양희동 기자
2020.06.23 11:04:18

獨법원서 '도어 제빙' 베코와 그룬디히 상대 이겨
지난해 GE도 LG전자와 관련 특허 라이센싱 계약
中업체들의 TV 및 휴대전화 기술도 소송 진행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LG전자(066570)가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세탁기와 냉장고, TV 등 자사 핵심 제품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글로벌 경쟁 업체에 대해 특허침해소송 등 단호한 대처로 성과를 이끌어 내 눈길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유럽 가전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양문형 냉장고 도어(Door) 제빙’ 관련 특허침해금지소송에서 승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독일 뮌헨지방법원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LG전자가 지난해 9월 베코(Beko)와 그룬디히(Grundig)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금지소송에서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또 같은시기 아르첼릭(Arcelik)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공판은 올 연말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LG전자가 양문형 냉장고에 채택한 독자 기술인 도어 제빙에 관한 것이다. 터키 가전업체인 아르첼릭이 LG전자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양문형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베코와 그룬디히가 해당 제품을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판결을 토대로 베코와 그룬디히가 자사의 도어 제빙 기술을 적용한 냉장고를 독일에서 판매 금지할 예정이다. LG전자의 도어 제빙 기술을 적용하면 냉동실 내부에 있던 △제빙기 △얼음을 저장하는 통 △얼음을 옮기는 모터 등 제빙 관련 부품을 모두 냉동실 도어에 배치할 수 있다. 사용자는 냉동실 내부 공간을 좀 더 넓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냉장고 도어 제빙 기술과 관련해 글로벌 기준 등록 특허 40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6월, 도어 제빙과 관련해 GE(제너럴 일렉트릭)어플라이언스와 프리미엄 제품인 ‘얼음 정수기 냉장고’의 핵심특허 라이센싱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 때 ‘백색 가전의 대명사’로 불렸던 GE 가전을 상대로 LG전자가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LG전자는 또 도어 제빙 소송에서 승소한 베코를 상대로 지난 4월 독일 만하임지방법원에 ‘스팀 기술’ 무단 사용에 대한 특허침해 금지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베코가 무단으로 사용한 특허는 열에 민감한 소재를 세탁하는 특정코스에서 스팀 기능을 선택해도 해당 기능이 동작하지 않도록 해 옷감을 보호한다.

중국 업체들이 우리 기업들을 상대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TV 분야에서도 특허침해금지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세계 TV 점유율 4위 업체인 중국 ‘하이센스(Hisense)’를 상대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기술 등 4건의 TV 관련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미국에서 판매중인 대부분의 하이센스 TV 제품이 LG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LG전자는 피고에 하이센스 미국법인 및 중국법인을 모두 포함시켰다.

휴대전화 분야에선 중국 업체인 TCL에 대해 지난해 같은달 ‘LTE 표준특허’ 관련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냈다. LG전자는 TCL이 판매하고 있는 피처폰과 스마트폰 등에 적용한 일부 기술이 자사의 LTE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2017년 3월 미국 휴대폰 제조업체 BLU, 2018년 6월 프랑스 휴대폰 제조업체 Wiko 등을 상대로 각각 미국과 독일 법원에 LTE 표준특허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결과 BLU와는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Wiko와는 쟁점이 된 특허 3건 모두에 대해 승소한 바 있다.

전생규 LG전자 특허센터장(부사장)은 “회사가 보유한 특허에 대해 정당한 대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향후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양문형냉장고의 도어제빙. (사진=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