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정신건강 진단’…IBM, 5년후 미래IT 전망

by정병묵 기자
2017.01.06 12:0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IBM은 향후 5년 내에 인간이 일하고 생활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획기적인 과학적 혁신들을 선정, 6일 연례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IBM 리서치의 과학 및 기술 담당 부사장인 다리오 길은 “현미경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초소형 피사체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온도계는 지구와 인체의 온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인공지능과 나노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IBM은 향후 5년 내에 현재 우리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복잡한 시스템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차세대 과학 기기의 발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IBM이 연구 중인 미래 인류의 다섯 가지 혁신적인 변화를 소개한다.

IBM은 첫째,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말을 분석해 그 사람의 정신 건강 상태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뇌가 완전하게 해석할 수 없는 ‘블랙박스’라면, 말과 글은 이를 여는 ‘열쇠’라 할 수 있다. 향후 5년 내에 사람들의 말과 글은 정신적, 신체적 건강의 지표로 사용될 것이다. 사람의 말과 글을 분석해 패턴을 발견하면, 이 패턴은 초기 단계의 정신 및 신경계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의사와 환자들은 보다 효과적으로 질환을 예측하고 감시하며 추적할 수 있다.

IBM의 과학자들은 말에서 패턴을 발견하여 임상의들이 정신증, 조현병, 조광증, 우울증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머신 러닝 기법과 함께 정신과 인터뷰의 녹취록과 음성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을 사용하면 약 300단어만을 가지고도 임상의들은 사용자의 정신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전자기 스펙트럼의 99.9% 이상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다. 지난 100년 간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파장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고 감지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냈다. 오늘날 그러한 기기들 덕분에 의료 영상 촬영, 치아 내부 충치 확인, 공항보안 검사 또는 안개 속 항공기 착륙 등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들 기기들은 고도로 전문적이며 고가인데다 전자기 스펙트럼의 특정 부분만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5년 간 하이퍼이미징 기술 및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새로운 이미징 기기들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여러 대역들을 결합해 가시 광선대를 뛰어넘어 폭 넓게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슈퍼맨과 같은 시각적 능력은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으로 널리 보급될 수 있는 것. 운전자와 자율 주행 자동차들이 도로와 교통 상황을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거나 스마트폰으로 음식 사진을 촬영하면 영양가나 섭취 안전성 여부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사물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수백 만 개의 사물들에서 새로운 데이터 소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60억 대 이상의 사물인터넷 장치들이 매월 수십 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매년 30% 이상의 양적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정보, 비즈니스 트랜잭션과 소셜 상호 작용을 성공적으로 디지털화한 후, 우리는 지금 현실 세계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에 있다.

향후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현실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정리함으로써 수십 억 대의 장치에서 수집한 방대하고 복합적인 데이터를 우리의 시계(視界)와 이해의 범위 내로 가져온다. 이를 ‘매크로스코프’라고 부른다. 이는 초소형 대상을 보는 현미경이나 먼 곳을 볼 수 있는 망원경과 달리, 지구상의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해 그 의미를 찾아내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기후, 토양 상태, 수위 및 관개 실무에 대한 관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종합하고 정리, 분석하는 일은 농부들로 하여금 올바른 작물과 적절한 파종 위치를 선정하고, 상수도를 절약하면서 최적의 생산량을 산출하는 방법과 같은 통찰력을 확보하게 할 것이다.



암이나 파킨슨 등과 같은 질병은 발견이 매우 어려우며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몸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는 타액, 눈물, 혈액, 소변, 땀 등과 같은 체액 내 초소형 바이오 입자에서 추출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과학적 기법들은 머리카락 한 올의 직경보다 수천 배 작은 이들 바이오 입자들을 포착하고 분석하는 것에 난항을 겪어 왔다.

향후 5년 내에 ‘온어칩’은 나노기술 건강 조사관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체액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단서를 추적하고 의사의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 즉시 알려줄 것이다. 휴대용 기기에 이 기능이 탑재돼 정기적으로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집에서 빠르게 소량의 체액을 채취, 관련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수면 모니터 및 스마트 워치 등과 같은 여타 IoT 지원 기기들의 데이터가 결합되면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분석되고 이 데이터는 질병의 최초 증상에 대해 경고함으로써 병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막을 수 있도록 돕는다.

5년 내에 천연 가스 추출 유정과 창고 시설, 그리고 급유관을 따라 설치된 새롭고 경제적인 센싱 기술들은 업계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누출을 실시간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무선으로 클라우드에 연결된 IoT 센서망은 방대한 천연 자원 기반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제공할 것이며, 몇 주가 아니라 몇 분 내에 누출을 발견함으로써 오염과 낭비는 물론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줄일 수 있다.

IBM의 과학자들은 사우스웨스턴 에너지 같은 천연 가스 생산 업체와 협력하여 지능적인 메탄 감시 시스템의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데이터를 빛의 속도로 전송해 빛의 속도로 컴퓨팅이 수행되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실시간 바람 데이터, 위성 데이터 등을 결합해 오염 발생 시 오염원과 오염 양을 탐지하는 복잡한 환경 모델을 개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