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금융이해력 65.5점…"복리 계산 이해 낮아"

by노희준 기자
2023.03.29 12:00:00

금감원·한은, 2022 全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
2020년 조사(65.1점) 대비 소폭 상승
만 18~79세 성인 2400명 대상 설문조사 2년주기
70대(61.1점), 고졸 미만(59.3점) 취약하나 소폭 상승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이 100점 만점에 65.5점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직전 조사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70대와 고졸 미만 등은 금융이해력이 여전히 취약하나 점수 상승폭이 커 계층별 격차는 축소됐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2022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시행한 결과, 금융이해력은 66.5점으로 2020년 조사(65.1점) 대비 소폭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기관은 만 18~79세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만 2년을 주기로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생활에 필요한 금융지식, 금융행동,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면접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말부터 넉달간 진행했다.

전체 금융이해력을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30대(69.0점), 40대(68.9점), 50대(67.0점)와 연소득 7000만원 이상 고소득층(68.7점), 대졸이상 응답자(68.7점)의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60대(64.4점)와 70대(61.1점) 노령층,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63.2점), 고졸미만(59.3점)의 저학력층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2년전과 비교하면 연령대별로 7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가 크게 상승(+6.4점)해 연령대별 금융이해력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학력별로는 고졸미만 응답자의 금융이해력도 비교적 크게 상승(+2.8점)해 학력별 응답자간의 격차가 다소 축소됐다.

금융이해력의 하위 부문별 점수로는 금융지식이 75.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융행위 65.8점, 금융태도 52.4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식(73.2점→75.5점)과 금융태도(50.1점→52.4점)는 2020년에 비해 상승했다. 반면 금융행위(65.5점→65.8점)는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지식 중 이자 개념(93.8점)에 대한 이해는 가장 높지만, 복리이자 계산(41.4점)에 대한 이해는 낮은 편이었다. 금융지식이란 소비자가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비교하고 적절한 정보에 입각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기본지식을 말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행위와 관련해서는 저축활동(97.8점)은 적극적인 반면 재무상황 점검(55.7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8.0점) 등 재무관리 활동은 매우 취약했다. 장기 재무목표가 있다는 비중은 37.7%에 불과했다. 특히 금융행위 항목 중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점수가 50.8점으로 전체 금융행위 점수 65.8점을 크게 하회했다. 최근 2년간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경우 전문적인 금융정보보다는 친구·가족·지인의 추천(58.4%)에 의존했다.

저축이나 미래를 선호할수록 평가 점수가 높아지는 금융태도는 52.4점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비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미래에 대비하려는 태도가 미세하게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금융이해력 점수는 42.9점으로 일반 금융이해력 점수(66.5점)를 크게 하회하며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금융 및 경제교육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기 금융·경제교육을 강화하고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하에서 저소득층과 노년층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기본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