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채안펀드 출자용 91일물 RP매입 미달…"연말 자금 사정 넉넉"

by최정희 기자
2022.12.16 16:10:36

91일물은 3.51%인데 1일물 롤오버하면 3.2%로 자금 조달 가능
7500억원 매입 한도에 616억원만 응찰·낙찰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5조원 규모의 2차 채권시장안정펀드 출자 중 절반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으나 처음 실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응찰에서 미달이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연말 자금사정이 넉넉해진 영향이다.

16일 한은은 채안펀드에 1조5000억원을 출자한 금융기관을 상대로 50%인 7500억원 규모의 91일물 RP매입을 공고했으나 616억원만 응찰했다. 낙찰액도 616억원이었다. 입찰금리는 3.51%였다.

채안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금융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기관이 3.51%를 한은에 주고 국채, 은행채 등을 담보로 맡기면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이었으나 연말 자금 사정이 나쁘지 않아 굳이 한은에 비싼 금리를 주고 돈을 빌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1일물 짜리 RP가 3.2%에 거래되고 있고 계속해서 롤오버(만기연장)을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비싼 이자를 주고 한은에 자금을 달라고 할 필요가 없어진 영향이다.

내년 중 금융기관이 추가로 3조5000억원의 자금을 채안펀드에 출자하는 만큼 절반인 1조7500억원의 RP매입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금융시장 안정세는 기업어음(CP) 금리의 하락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발행금리와 유통금리를 합산해 산출하는 91일물 CP금리는 10월부터 연속 상승세를 반복하다 이달 2일 5.54%로 보합세를 보이더니 12일 5.53%로 하락, 16일엔 5.4%대 중반선까지 떨어졌다. 다만 CP유통금리의 절반 가량은 기준금리보다 더 낮게 거래되고 있는 등 통정거래 의혹이 있어 단기자금 시장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