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월 평균 소득 53만6000원…빚 3644.4만원
by양희동 기자
2022.04.07 12:00:00
2021년 전국 노숙인 8956명…2016년比 21%↓
남성 71.9%·수도권 48.4%…거리 노숙기간 122.8개월
노숙 주요 원인은 실직·사업실패 77.5%
거리 노숙인 80% 공공·일반근로 주 수입원
코로나19 이후 구직난과 의료서비스 못받아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 노숙인은 약 9000명으로 남성이 전체 70%, 65세 이상이 ‘3분의 1’ 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절반 가량이 서울·수도권에 거주하고 월 평균 소득은 53만 6000원, 평균 부채는 3650만원 가량으로 조사됐다. 노숙을 하게 된 원인은 실직이 40%를 넘었고 사업실패가 20% 가까워 전체 60% 정도가 경제적 문제였다.
거리 노숙인은 거리·광장 등을 10년 이상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약 80%가 공공·일반 근로를 통해 수입을 얻고, 건강상태는 좋다고 답했다. 또 무료급식이 가장 도움이 되는 지원으로 꼽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구직난을 겪고 있고, 의료서비스와 사회복지시설 이용도 어려워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7일 ‘2021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소가 지난해 5~7월 실시했고 지난 2016년 이후 두번째다.
실태조사 주요결과에 따르면 전국 노숙인 수는 8956명으로 2016년 대비 2384명(-21.0%) 감소했다. 노숙인 수를 거처유형별로 구분하면 거리 노숙 및 노숙인 이용시설이용자가 1595명(전체 17.8%), 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 수는 총 7361명(82.2%)로 조사됐다.
노숙인의 성별 비중은 남성 71.9%(6439명), 여성 27.8%(2493명)를 차지했다. 여성 거리 노숙인의 수는 2016년 대비 18명 증가한 146명으로 거리 노숙인 중 여성 비율이 2.8% 포인트 증가(6.4%→9.2%)했다. 쪽방 주민을 포함한 노숙인 등에선 남성 76.6%(1만 1036명), 여성 23.2%(3344명) 미상 0.2%(24명) 등이었다.
노숙인 자활·재활·요양시설 입소자의 연령분포는 60대(36%), 50대(28.6%), 70대(13.9%), 40대(12.4%) 순으로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32.7%이고 20~39세 청년 노숙인은 5.3%를 차지했다. 또 지역별로는 전체 노숙인의 48.4%(4331명), 거리 노숙인의 74.6%(1189명)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거리 노숙인의 경우 거리·광장(66.6%)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지하 공간(17.7%), 공원·녹지(10.0%), 건물 내부(4.3%) 순이었다. 거리·광장의 평균 거주기간은 122.8개월이었다.
노숙의 주된 원인은 실직(42.4%)이었고, 사업실패와 이혼 및 가족해체도 각각 17.5%, 8.9%로 나타났다.
가장 도움이 된 지원은 거리 노숙인의 경우 무료급식(62.0%)과 긴급복지생계급여(10.3%), 노숙인 이용시설 이용자는 자활사업 및 공공일자리 참여(26.2%)와 무료급식(21.9%)이라고 답했다. 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는 복지시설 이용(29.3%),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21.8%), 의료급여(15.2%) 등이었다. 쪽방 주민의 경우 생계급여(51.4%), 자활사업 및 공공근로(12.6%) 및 주거급여(10.9%) 등의 순이었다.
가장 필요한 지원은 전체 노숙인 등에서 소득보조(49.2%), 주거(17.9%) 및 의료지원(12.4%), 고용지원(6.8%) 등을 꼽았다.
전체 노숙인 등은 39.6%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 29.6%보다 10.0%포인트 상승해 주관적 건강 상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인 등에게 많이 발견되는 질환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37.6%), 정신질환(22.5%), 관절질환(15.1%), 치과 질환(11.8%) 순이었다. 치료 경험이 낮은 질환과 평균 치료 경험비율은 치과 질환(61.3%), 눈·코·목·귀 질환(78.4%), 관절질환(80.2%), 척추질환(81.4%) 순이었다.
노숙인 등의 음주 횟수는 월 1회 이상 26.4%, 월 2~4회 24.3%, 주 2~3회 29.6%, 주 4회 이상 19.7% 등이었다. 회당 1병 이상 2병 미만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이 37.8%로 가장 많았다. 알코올 의존성 평가도구에 따른 문제성 음주 비율은 30.3%로 2016년(45.3%) 대비 15%포인트 감소했다.
노숙인 등은 주된 수입원이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등 공공부조나 기초연금이라고 답한 비율이 61.5%, 공공근로활동에 의한 소득이라고 답한 비율이 27.7%였다. 지난 1년간 월 평균 소득은 53만 6000원이었다. 가장 비중이 큰 지출은 식료품비 32.3%, 주거비 29.4%, 술·담배 14.1%, 생활용품비 9.9% 등의 순이었다. 또 전체 노숙인 등의 25.6%(2016년 35.5%)는 부채가 있다고 답했고, 평균 부채 규모는 3644만 4000원으로 2016년(6876만원) 대비 3232만원 감소했다.
노숙인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정도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일자리 구하기가 2.0점으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또 의료서비스 이용과 사회복지시설 이용 등이 각각 1.6점, 1.3점으로 높았다.
곽숙영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 노숙인의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도 크다”며 “이번 실태조사가 노숙인 복지정책 수립·시행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기존 노숙인 복지사업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