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각]①‘잘나가는 영업맨’ 되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by이윤화 기자
2020.08.18 11:00:00
지상 강의: ''셀피노믹스'' 4강- 영업의 방법론
사람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 파악은 기본
장황한 설명보다 정확한 분석으로 짧은시간 핵심 전달
인맥, SNS 사교모임 등 숫자보다 ''신뢰곡선'' 갖춰야
셀피노믹스는 개인(Self)과 경제성(Economics)을 합성한 신조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각각의 경제 주체는 과거와는 다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경제 주체로 성공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을 소비, 영업, 마케팅 영역으로 나눠 설명한다. 4강에서는 영업의 기술과 방법론에 대해 다룬다.
글로벌 다국적기업 GE에서 아시아·태평양 사업과 글로벌 마케팅 총괄 임원 역임. 현재 350년 역사의 독일계 제약·화학·소재기업인 머크(MERCK) 생명과학 사업부에서 한국과 대만 리서치 & 어플라이드 솔루션 사업을 총괄. 세계 20여 개국 100여개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들로 구성한 비영리 사단법인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회장. 한국외국어대 특임강의교수. 저서로는 ‘마케팅에 속지 않는 똑똑한 소비’, ‘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등이 있다.
|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셀피노믹스’ 4편을 강의하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영업의 기술과 방법론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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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이윤화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한 미래에도 유망 직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영업직’. 무한 경쟁 사회에 접어들면서 각 기업의 영업 사원은 물론이고 의사, 변호사, 예술가들까지 직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영업을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에 따라 영업의 정의 역시 좁은 의미에서 광의적 의미로 확장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일이 영업’이라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말처럼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직업의 정의를 넘어 개개인이 가진 재능과 콘텐츠·재능 등을 알리는 것으로 넓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영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대표자협회(GCCA) 회장은 “영업에 지름길은 없지만 실력을 갖추기 위한 노하우와 전략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20여년 동안 영업직으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영업의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업의 중요 키워드는 ‘사람’, ‘통찰력’, ‘창의력’, ‘기술적 전략’, ‘인맥’ 다섯 가지로 꼽았다.
감염병의 확산으로 비대면 사업 영역이 커지고, IT 기술과 AI 로봇이 사람들의 업무를 대신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결정은 사람에게 달렸다. 유통 회사에서 고객들의 구매 패턴과 소비 트렌드에 대한 분석은 디지털 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그에 따라 어떤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지에 대한 결정은 담당 부서장이나 기업의 오너가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영업의 기본은 제품·서비스의 구매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영업을 하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황한 설명이나 홍보가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듣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어떤 방식으로 설득할지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객들은 직업과 취향, 나이, 성격 등에 따라 개개인의 특징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고객들과 같이 호흡하고 생각하고자 노력한다는 진실성과 배려를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알뜰폰 구매를 위해 70대 노부부가 휴대폰 매장을 방문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 고객들에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차이점을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만약 공사장 등 야외 현장에서 근무하는 고객을 만나러 가면서 넥타이에 구두까지 갖춰 입은 정장 차림은 오히려 이질감을 줄 수 있다.
신 회장은 “20년 전 처음 의료기기 영업을 시작했을 때 구두를 고무창이 달린 것으로 바꿔 신으라는 선배의 조언을 들었다”면서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들이 모여 있는 병원에서는 구두 굽 소리도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사소한 생각이 쌓이고 태도가 되면 상대가 진실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에 대한 정보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을 전달할지 영업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때 필요로 하는 것이 ‘통찰력’과 ‘창의력’이다. 영업을 하면서 ‘잡상인’ 취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내에 고객이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 핵심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한 문장 혹은 한 페이지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통찰력 있게 설명했다면 계약 내용을 실행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남들과 다른 창의적인 방법으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다. 엘리베이터 스피치(elevator speech), 엘리베이터 스테이트먼트(elevator statement)라고도 칭하는데, 투자자와의 첫 만남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단체 혹은 특정 사안 등을 소개하는 간략한 연설을 말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 까지 약 60초 이내의 짧은 시간 안에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신 회장은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던 병원장 고객은 ‘최초’라는 수식어 하나에 수십억짜리 의료장비를 들이기로 결정했다”면서 “자수성가한 고객이 지역 내 최고의, 최초의 병원이 되고자 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통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영업을 논할 때 기본 자질이나 태도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인맥’이다. 직접 찾아가 명함을 주고받아야만 하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 SNS 등의 발달로 인맥 확장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쉽게 인연을 맺을 수 있는 만큼 피상적이고 가벼운 관계를 ‘친분’으로 착각하는 ‘인맥중독 사회’의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말단 영업직으로 시작해 일본 골드만삭스 사장 자리에 오른 ‘도키 다이스케’의 ‘인맥의 신뢰 곡선’을 통해 친분의 단계와 의미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맥 신뢰 곡선에 따르면 △상대의 연락처를 알고, 처음 연락을 취하는 첫 단계 △연락의 목적을 밝혔을 때 진정으로 검토할 의지는 없지만 형식적인 답변을 하는 두 번째 단계 △직접 대면 만남이 가능한 세 번째 단계를 넘어서야 업무상 협업 가능성이 있다.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이에 대한 조언과 격려를 받을 수 있는 관계나 이를 넘어 서로 부탁이나 제안을 편하게 할 수 있고, 다른 인맥을 소개해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진정한 인맥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SNS 팔로워 수, 사교모임 등 숫자에 치중한 인맥 넓히기는 자신의 인간관계가 넓다는 착각을 불러 온다”면서 “정보나 지식 공유 차원을 넘어 영업 등 업무에 있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맥은 그중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을 수 있다. 영업맨으로 오랜 기간 성공하려면 인맥의 진정한 의미와 사람 간 관계를 관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