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회담 때 ‘내외신 집결’ DDP, 독특한 형태 읽는 법?
by김미영 기자
2018.09.17 10:30:00
이상현 명지대 교수, ‘건축감상법’ 펴내
DDP부터 신창휴게소, 노트르담 성당까지…건물 이해 길라잡이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창에서 열리는 오는 18~20일, 수천의 내외신 기자들이 집결하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그런데 DDP, 다시 봐도 모양새가 독특하다. 궁금증이 되살아날 법도 하다. “어떤 의미가 담긴 거지?”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DDP부터 충남 아산에 위치한 신창휴게소, 해외여행 명소인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까지 망라해 건축물의 이해를 도와줄 책이 나왔다. 이상현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가 펴낸 ‘건축감상법’(발언미디어)이다.
이 책은 건축물의 감상 포인트를 포착해 체계적으로 해석하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건물에서 읽어야 할 요소를 형태와 공간, 의미로 나누고 이를 감상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적용해 건물의 의미, 가치 파악에 도움을 주려는 취지다.
1부엔 이론적 측면에서의 방법론이, 2부엔 실제 건물들에 적용된 사례들이 기술돼 있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선 DDP에 관한 대목이 먼저 눈길을 끈다. 저자는 DDP에 대해 “신기한 형태의 건물로, 형태의 유형 중에서도 추상적 형태”라면서 “무엇처럼 생겼는가 즉 무엇을 구현하고 있는가 혹은 어떤 이념을 구현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두면 시각적 피곤함을 전해줄 뿐”이라고 말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산 능선 같기도 하고 뱀, 우주선 같기도 한 이 건물을 제대로 즐기려면 ‘닮음의 대상이 시시각각 달라는 변화감을 즐기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싸구려 콘크리트’ 건물에 출입구마저 불친절한 신창휴게소를 저자가 소개한 건 이 건물에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겨 개인사적 의미가 깊은 까닭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아버지와 함께 가락국수를 먹던 그곳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는 남루해 보일 수밖에 없는 건물이지만 나에는 아주 중요하고 언제까지나 거기에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건물”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읽는 이들로 하여금, ‘내게 의미 깊은 건물’을 다시 떠올려보게끔 만든다.
파리의 유명관광지인 노트르담 성당의 이해를 돕기 위해선 고딕양식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고딕양식이란 격식과 합치되는 노트르담의 형태를 발견한 연후에만 노트르담의 특별함, 즉 ‘우아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유럽이든 어디든 여행을 떠나기 전에 두세 시간 정도의 노력을 들인다면 봐서 즐기기엔 충분한 정도의 양식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