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서 '거리예술축제' 명칭변경…"亞플랫폼될 것"

by김미경 기자
2016.09.21 13:14:17

2012년부터 교체 논의 지금이 ‘적기’
28일부터 5일간 서울 일대서 펼쳐져
9개국 47편 총 126회 무료공연 개최
도심 속 유일 축제·관객 반응 차별점

9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오후 2시부터 약 60분 간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질 이동형 거리극 ‘순례자들’. T.S 엘리엇의 시 ‘텅 빈 사람들’에서 영감을 받아 집과 회사를 오가는 현대인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폴란드 극단 KTO의 거리극으로 해외공식초정작 중 하나다(사진=서울문화재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03년부터 올해 14회째를 맞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서울거리예술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아시아 대표 거리예술의 유통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다진다.

서울시와 함께 축제를 주관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주철환 대표는 21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재단으로 온지 3주가 됐다”며 운을 뗀 뒤 “도심 한복판 광화문에 산 지 10년 정도 됐지만 축제를 통해 즐거움을 얻은 적은 없었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서울이라는 상징성과 거리, 예술이 모두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이 함께 즐기고 거리 속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세계 축제로 위상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오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광장 및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과 더불어 일상공간인 플랫폼창동61, 망원시장, 길음1동 등 동네에서 열린다. 해외 공동제작 초연작부터 현대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의 9개국 47개 작품이 총 126회에 걸쳐 무료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를 기획한 김종석 예술감독은 “2003년 시작해 최근까지 정체성을 찾아가며 축제가 변모해왔다”면서 “올해는 색깔을 확고히 다시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된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이름 변경과 관련해서는 “조직위 차원에서 서울 축제 전반을 점검한 결과 명칭 변경은 오랜 기간 고민거리였다. 예산 규모면에서 서울 대표 축제임에도 일정과 장소 등이 매번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축제의 지속성은 물론 좀 더 많은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게 거리축제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2012년부터 논의돼 왔지만 정치적 이유로 미뤄져왔다”며 “전략적으로 서울 브랜드가 교체되는 타이밍에서 축제 이름을 바꾸는 게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시민이 사는 일상의 생활공간을 찾아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관객과 배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집단적 소통을 통한 참여가 사회적 바람을 넘어 실천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거리예술축제가 가장 바람직한 장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있는 안산거리극축제 및 고양호수축제와의 차별점으로는 도심 속 유일 축제라는 희소성과 관객 반응을 꼽았다.

김 감독은 “안산은 그 지역성이 강조되는 축제로 세월호 이후에 더욱 공고해졌다.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차별점이라면 도심 대형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해외 유일 축제라는 점”이라며 “광화문, 시청 등 도심 한가운데서 쏠려 나오는 관객의 뜨거운 반응은 해외참가자는 물론 외국인관광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한게 한다더라. 또 오고 싶다는 얘기를 왕왕 듣는다”고 말했다.

올해는 기존 일회성 공연형식의 개막작 대신 축제기간 내내 분위기를 유지해 줄 프랑스 까라보스의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을 시작으로 베스트셀러 작품을 거리예술로 작품화한 ‘눈먼 사람들’, 집과 회사를 오가는 현대인의 삶을 그린 ‘순례자들’, 이동형 거리극 ‘미션 루즈벨트’ 등 수준 높은 공연이 마련됐다. 특히 호주와 2년여 동안 제작과정을 거쳐 협업해 첫 선을 보이는 ‘시간의 변이’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문화역서울284’에서 펼쳐진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해외유명 거리극 단체들과 예술감독 20여명이 축제를 방문하는가 하면 한국거리예술 비평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포럼도 연다. 지금까지 운영했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했다.

기존 일회성 공연형식의 개막작 대신 축제기간 내내 분위기를 유지해 줄 프랑스 까라보스의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사진=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