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0%대 물가..밥상물가는 '高高'(종합)
by윤종성 기자
2015.09.01 11:04:46
소비자물가, 전년比 0.7% 상승..'‘9개월째 0%대'
양파· 무 등 채소값 오름세 지속..밥상물가 위협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소비자물가가 9개월째 0%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하지만 양파·무와 같은 각종 채소와 쇠고기, 돼지고기 등 ‘밥상물가’의 오름세는 지속됐다.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저(低)물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22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로 떨어진 뒤 9개월째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0.4%), 5월(0.5%), 6월(0.7%) 상승폭을 소폭이나마 확대해나가는 모습이었지만, 이후 석달 내리 0.7%를 기록하면서 다시 정체된 상태다.
물가 상승률이 반등하지 못하면서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지속될 전망이다.
저물가 기조는 이어졌지만, 신선식품 가격의 상승은 지속됐다. 무더위와 재배면적 감소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채소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선채소 가격은 1년 전보다 8.9%나 올랐다.
주로 양파(74.2%), 파(48.9%), 무(33.1%) 등의 신선채소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마늘(32.3%) 등 기타신선식품의 가격도 30.4% 껑충 뛰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8월 들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의 영향이 거의 사라졌지만, 무더위 영향으로 채소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1년 전보다 각각 3.7%, 5.0% 오르면서 밥상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돼지고기와 국산 쇠고기가 7.5%씩 오르는 등 가격 인상 폭이 컸다.
서비스 가격도 2.0%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지속했다. 전세와 월세가 각각 3.9%, 0.3% 올라 집세 전체로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상승했다.
전철료(15.2%), 시내버스료(9.2%) 등 대중교통 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공공서비스 가격은 1.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 식사비(5.5%), 공동주택관리비(4.2%), 중학생 학원비(3.3%) 상승으로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1.7% 올랐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연말로 갈수록 석유류의 기저효과 축소, 실물경제 개선세 등 소비자물가의 상방요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1% 오르며 8개월째 2%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