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20선 후퇴.."구조조정 본격화"(마감)

by최한나 기자
2009.01.20 16:11:38

경기침체·실적부담 부각..기관, 다시 매도공세
건설사 구조조정 명단 발표로 종목간 희비 교차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코스피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1120선으로 내려섰다. 구조조정이 본격화 하는 가운데 경기침체와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증시는 쉬었지만, 유럽 증시가 투자은행들의 부실 문제로 하락한 탓에 불안하게 출발한 하루였다. 아시아권 다른 나라 증시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2~3일간의 상승세를 접고 조정모드에 돌입했다.

건설사와 조선사 구조조정 명단 확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물경기 악화와 그에 따른 기업들의 부실 우려가 확대됐다. 줄줄이 대기중인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부담도 재조명받았다.

최근의 장세를 지탱해줬던 정책 기대감도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였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우리나라 경제팀 개각 등으로 경제정책이 속도감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정도 선반영됐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으며 호재로서의 영향력을 지니지 못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대비 23.84포인트(2.07%) 하락한 1126.81에 마감했다. 오전 장중 한때 1120선을 깨고 내려가기도 했지만 장 막판 기관 매물이 줄어들며 112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기관의 매도공세가 강해진 가운데 외국인 매물이 얹히며 지수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기관은 이날 하루 1623억원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매도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팔자세로 돌아섰다. 전날 1600억원 이상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하루만에 방향을 바꿔 이날 721억원어치 주식을 순수하게 팔았다. 반면 개인은 1890억원 순매수로 지수 낙폭을 줄이는데 기여했다.



전업종이 내림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의료정밀 업종이 6.46% 하락하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유럽 증시에서 금융주가 급락한 여파와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 부담 등으로 은행주를 포함한 금융주가 3.44%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지주(086790)가 6.57% 하락하며 2주일여 만에 2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KB금융(105560)과 우리금융(053000)도 5%대 급락세를 보였다.

반대로 건설업종은 종일 나홀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구조조정 명단 발표로 그동안 주가를 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 등 대형 건설사들은 구조조정 수혜에 대한 기대로 1% 이상 상승했고, 신성건설(001970)과 중앙건설(015110) 등 구조조정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건설사들도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다만 장마감 전 구조조정 명단이 공개되면서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이 줄줄이 하한가로 미끄러지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남기업(000800)과 풍림산업(001310), 신일건업(014350) 등이 하한가를 맞았고,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퇴출명단에 포함된 C&중공업(008400)도 하한가로 떨어졌다.

최근의 상승장에서 다소 소외됐던 통신업은 이날 0.26% 하락하는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KT(030200)와의 합병 기대감으로 KTF(032390)가 2.11% 상승했다. LG텔레콤(032640)도 0.52% 올랐다.

하이닉스(000660)는 성공적인 유상증자와 D램 현물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사흘째 상승하며 올들어 처음으로 8000원대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