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中·美 추종랠리 무산.."1800은 벅차"(마감)

by양미영 기자
2008.04.24 15:43:56

밸류에이션 부담, 2700억 프로그램 매물로 쏟아져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코스피 시장이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낙폭이 제한된 약보합장에 가까웠지만 간발의 차로 1800선을 결국 내줬다.

미국과 함께 중국 증시가 급등하며 작지않은 상승 동력을 제공했지만, 1800선 위에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프로그램 매물의 형태로 표출됐다.
 
장초반부터 1800선 안착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미국 시장이 실적랠리를 재개했지만 코스피는 이내 약세로 돌아서며 추가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프로그램 매물이 개장과 동시에 대규모로 밀려들며 지수를 위협했다. 전날 선물매수로 프로그램 사자를 유발한 외국인이 오늘은 정반대로 선물을 팔면서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

중국 증시가 부양책을 앞세워 폭등장을 연출하자 코스피도 1810선 부근까지 탄력을 받았으나, 기계적인 매물이 쉼없이 쏟아지는 바람에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낙폭이 제한되긴 했지만 결국 코스피는 오후들어 하락세로 반전했고, 1800P에서 1포인트 정도 모자란 채 장을 마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날 급등세를 보인 중국주들도 숨고르기에 들어갔고, IT 대형주들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그나마 지수 지지역할을 했다.

24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45포인트, 0.08% 내린 1799.34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1137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이 606억원을 순수하게 샀지만 기관이 225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프로그램 순매도는 한때 3000억원을 넘어선 뒤 2750억원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업종별로는 전날과 등락이 엇갈렸다. 전기전자와 은행업종은 소폭 상승한 반면, 철강금속과 운수장비, 운수창고 업종은 하락했다. 건설업종도 낙폭이 2.53%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가 나란히 1% 이상 오르는 등 IT 대형주 일부가 장을 지지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는 1% 이상 빠지면서 상승 흐름에 동조하지 않았다.

현대차(005380)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 재료노출과 차익매물로 4.10% 급락했고, 기아차도 전날 긍정적인 영업이익을 내놨지만 사흘째 하락하며 3.5%가 빠졌다.

POSCO는 전날에 이어 5일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현대중공업은 소폭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까지 강세를 과시한 조선주들이 대부분 내림세를 탔다.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이 나란히 하락했고, 기계업종 대표주인 두산중공업도 2.62% 내렸다.

경영쇄신안 발표 후 이틀째를 맞은 삼성관련주 일부는 충격에서 벗어나며 오름세를 탔다. 삼성화재가 5.24% 급등했고, 삼성물산도 1.16% 올랐다. 삼성테크윈, 삼성증권,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SDI의 경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하락했고, 삼성정밀화학도 약세였다..

보험업종 강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M&A 재료로 폭등했던 종목들은 급락세로 돌변했다. 그린화재보험과 한화손보, 흥국쌍용화재가 나란히 하한가로 추락하거나 가격제한폭 가까이 떨어졌다.

보험주가 잠잠한 사이 증권주들로 M&A 이슈가 옮겨가면서 중소형 증권주들은 급등세를 탔다. 한양증권(001750)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신영증권, 유화증권, SK증권, 메리츠증권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주의 경우 금호산업이 지분법 악재로 하한가까지 밀렸고,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대부분 약세 흐름에 몸을 실었다. 이밖에 샘표식품은 공개매수 종료로 11%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