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06.18 11:15:25
서구화 식습관, 장내 미생물 균형 해쳐 유해균 증가
한약 치료, 장내 유익균 늘려 아토피 치료 간접 효과
강동경희대병원, 2주내외 입원치료프로그램 운영, 증상 완화 효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아토피 환자라면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해본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검사를 통해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밝혀지면 치료를 위해 해당 음식을 제한한다. 그런데, 알레르기가 없어도 밀가루 음식이나 치킨을 먹은 후 더 가려운 경우가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왜 식이조절을 해야 하는지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와 함께 알아보았다.
◇아토피 환자, 정상인보다 특정 유산균류 적어
체내에는 전체 세포수의 10배에 가까운 미생물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뤄 면역이나 소화·흡수 등의 특정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으로 일컫는데, 연구를 통해 아토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점차 밝혀지고 있다.
강민서 교수는 “아토피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연구했을 때 특정 유산균류와 미생물의 다양성이 정상인에 비해 더 적게 발견되었고 중증도가 높을 수록 더 그런 경향을 보였다. 신생아 시기에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있다”며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약치료, 장내 미생물 생태계 조절해 항산화, 항염 효과 발휘
장내미생물을 튼튼히 만들면 아토피도 호전될 수 있다. 한약은 장내 미생물에 작용하여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감소시켜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 조절 역할을 한다. 또한, 장내에서 유익한 발효 대사 산물을 생성해 항산화, 항염 효과 등을 발휘해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장내 유해균이 장 점막층 얇게 만들어 유해물질 체내 유입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져 유해균이 늘어나면 유해균이 장관세포 위에서 일차 방어벽 역할을 하는 점막층을 먹어 두께가 크게 감소한다. 이로 인해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는 장 누수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의 상태가 유발된다.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하면 인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소화 불량이나 복통, 변비, 설사 등의 소화기에 국한되는 증상 뿐 아니라 아토피, 두드러기, 천식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