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3000선..천장 뚫은 해상운임 어디까지

by하지나 기자
2024.06.12 13:34:35

7일 SCFI 3184.87..9주 연속 상승세
3000선 돌파, 2022년 8월 이후 2년여만
홍해사태, 中밀어내기로 선복 부족 심화
조기 성수기 진입에 운임 강세 이어질 듯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글로벌 해상운송 운임 지수가 2주 연속 3000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3000대를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2년여만이다. 홍해 사태 장기화에 따른 선복 수가 부족해진데다 최근 미국 관세 폭탄을 앞두고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수요 회복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해상운임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184.87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140.10포인트(p) 올랐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9주 연속 상승세다.

유럽, 미국 등 모든 노선에 걸쳐 운임이 오르고 있다. 유럽 노선은 TEU(20피트컨테이너)당 3949달러로 전주 대비 5.6% 오르면서, 4월 초 운임 대비 2배 수준을 나타냈다.

운임 상승의 주된 배경은 홍해 사태에 따른 선복 수 부족 때문이다. 홍해 사태로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났고 선복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3대 주요 얼라이언스 선사의 25개 아시아~유럽 노선 투입 선박이 36척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현재 얼라이언스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총 선복량의 9.6%가 결항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8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의 관세 부과가 예고되며 미국향 중국발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5월 북미 컨테이너 수입량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230만TEU를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실제로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주요 항만에서 선박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항만 혼잡이 심화하는 중이다. 싱가포르 등 주요 동남아시아 항만에서도 선박 체류 시간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운임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선복 부족 현상으로 통상 3분기부터 시작되는 성수기가 조기에 시작된데다, 선복 공급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우면서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HMM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0조 5299억원, 영업이익 1조 8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 214.9%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운임이 연초 고점을 뚫고 오르는 것도 이제는 수요가 좋아 보이기 때문으로, 화주 입장에서는 성수기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홍해 사태로 인한 불안감도 커지는 셈”이라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항만적체가 해소되지 않았고 유럽 선사들도 6월부터 정기 운임인상을 단행한 상황이라 여전히 업사이드가 더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