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지 기자
2023.01.10 11:51:55
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보도
사상 최대 2020년 발행 한도 넘어서
적자 목표도 3%로 전년 보다 확대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올해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특별채) 발행 한도를 3조8000억위안(약 695조원) 규모로 검토 중이라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지방정부 특별채 한도 3조7500억위안(약 686조원)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해 신규 특별채 발행 한도는 3조6500억위안(약 667억위안)이나 실제 발행은 이를 웃돌았는데, 이는 2021년 미사용 발행분을 사용한 것이다.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실시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지방 특별채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인프라 투자 재원으로 사용된다.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특별채 발행을 막기 위해 중앙 정부가 이를 통제하는데, 통상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회격)에서 주요 투자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는 지방 특별채 한도가 제시된다.
류쿤 중국 재정부장(장관) 역시 최근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경제 동력 회복을 위해 재정 지출을 적절히 확대하겠다”며 특별채 투자를 촉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적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인 2.8% 보다는 높지만, 2020년(3.6%) 보다는 낮다.
지난달 엄격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폐기한 중국은 ‘경제 살리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15~16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선 내수 확대와 민간 부문 지원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그해 경제 사업을 요약하고 이듬해 경제운용의 방향성을 정하는 연례 회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고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더 가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약속했다”면서 “인프라 투자 자금의 핵심인 특별채 발행 한도 확대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중국이 이미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설정한 중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3조3700억위안(약 616조원)이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중국 재정부 발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의 재정적자는 7조7500억위안(약 14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정부는 코로나19 검사와 격리에 따르는 비용을 부담한 데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방정부의 주요 세수 원천인 공공토지 매각 대급이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지방정부가 벌어들인 토지 매각 수익은 총 7150억위안(약 13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공공토지 매각은 지방정부가 공공재정을 조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 중 하나였으나 올 들어 토지 매각 수익은 거의 매달 두자릿수로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전국적인 대규모 감염에 의한 의료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얼어붙은 경기로 부동산 시장의 즉각적인 개선 가능성도 희박해 지방 정부의 세수와 재정이 당장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방정부의 부채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 정부가 일반 채권을 더 많이 매각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