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6.11.23 11:19:23
대통령 마지막 기회 놓치면 유혈혁명으로 전환될 수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국회추천 총리에게 전권 위임해야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을 원하는 촛불 민심에 역행해 맞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마지막 기회마저 놓친다면 이번 시민혁명은 명예혁명을 넘어서서 프랑스혁명과 같은 유혈혁명으로 전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박 대통령은 부디 이런 불행한 사태를 회피하는 현명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퇴진을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국정정상화 운동본부장인 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사흘 뒤면 또 수백만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온 국민이 마음을 모은 가운데 성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과 처벌을 외치게 될 것이다. 이제 마지막 며칠을 남긴 박 대통령에게 해줄 말은 이렇다. 범인은 완전히 포위되었다.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고 나와 순순히 항복하라. 박 대통령에게는 이제 더 이상 출구나 퇴로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전 대표는 “검찰 수사를 거부하려고, 형사처벌을 모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정호성의 녹음파일에 담긴 박 대통령의 지시내용을 단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라고 한다. 탄핵도 임박해있다. 야3당은 물론 새누리당의 탄핵추진 의원들로 의결정족수 확보가 무난해졌다”며 탄핵소추를 기정사실화했다.
닉슨 미국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천 전 대표는 “닉슨은 박 대통령처럼 탄핵 압력에 직면해서 대통령 사임을 발표하면서 국가의 이익은 어떤 개인적인 고려보다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최선의 자세를 일러주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취해야 할 세 가지 조치를 제시했다. 천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민심에 항복하겠다면 첫째,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국정의 수행 특히 퇴행적인 추진, 졸속추진을 삼가야 한다. 한일정보보호협정,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한중일 정상회담과 같은 외교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천 전 대표는 이어 “둘째, 야당에게 국무총리 추천에 전권을 위임해서 야당이 추천한 인물로 새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하고 또 그렇게 실천해야 한다. 셋째, 새 총리가 임명되는 즉시 스스로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선언하고 헌법 제71조에 따라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을 둘러싼 상황, 박 대통령 자신의 주관적 심리적 상태로 볼 때, 대통령이 스스로 직무를 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 헌법 규정상의 사고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천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연목구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민심에 항복하고 대통령의 책무를 수행할 마지막 순간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이야기해본다”며 거듭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