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한나 기자
2009.09.03 15:34:11
기간조정 통해 상승력 축적..`호재 만나 大분출`
우리금융·대구銀 신고가.."추가상승 가능성↑"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3일은 `은행주의 날`이라 부를 만 했다. 전반적인 장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은행주만 홀로 폭발적인 상승세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은행주 분출을 촉발시킨 것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 피치는 전날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끌어올린데 이어 이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의 등급전망까지 모두 한단계씩 올려잡았다.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BIS 자기자본비율이 사상 최고로 올라갔다는 소식도 은행주 투자매력을 더했다. 6월말 기준 국내 18개 은행의 평균 BIS비율은 3개월 전에 비해 0.8%포인트 오른 13.74%로 역대 최고를 갈아치웠다.
우리금융(053000)과 대구은행(005270)이 신고가를 다시 썼다. 특히 우리금융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이날 우리금융은 전날보다 8.5% 급등했다. 대구은행은 5.8% 가까이 급등하며 1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신한지주(055550)가 3% 넘게 오르며 연중 최고를 경신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9%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부산은행(005280)이 7%, KB금융(105560)이 4%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러가지 호재가 겹치기는 했지만 은행주가 기대 이상 상승세를 보인 것은 8월 중순 이후 계속된 기간 조정 덕이 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IT와 자동차 등 다른 주도주들이 쉼없는 상승세를 이어갈 때 은행주는 제자리 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뒤로 물러나는 흐름을 보여왔다. 기간 조정을 통해 축적된 힘이 한꺼번에 닥친 호재들을 만나 제대로 빛을 발했다는 얘기다.
배정현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도업종들 가운데 은행주만 유독 한동안 소외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그동안 부진했던 것을 한번에 만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경기가 크게 위축되지만 않는다면 연체율이나 부실자산에 대한 부담도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중순부터 이전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며 조정받았던게 약이 됐다"며 "경기지표들도 좋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덜어진 만큼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