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기용 기자
2009.08.10 18:59:25
윤증현 "소득세 법인세 감세기조 확신..정책일관성 유지해야"
국회 변수 남아있어..민주당-한나라당 소장파 "연기 요구"
[이데일리 김기성 박기용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명박(MB)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감세 기조 유지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부자감세`와 `재정건전성` 문제로 논란이 된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 인하 방침을 기존의 방침대로 고수하겠다는 것.
향후 국회에서 일부 변경될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정부의 감세 기조 유지 입장은 확고해 보인다. 정책의 일관성과 대외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들도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 인하에 대한 연기를 요구하고 있어 입법기관인 국회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10일 취임 6개월을 기념한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법인세·소득세 추가 인하와 관련, "지난주말 당정협의에서 정책 기조의 일관성과 대외 신인도 유지 등을 위해 근본적인 감세 기조를 유지해야한다고 (의원들께) 설명했다"면서 "일부 의원들이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대로 갈 것이란 걸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재정의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감세 기조 유지 입장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윤 장관이 감세 기조를 고수하는 이유는 크게 "정책 기조와 일관성, 대외신인도의 유지 때문"이다. 상황이 다소 호전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취했던 적극적 재정정책을 여전히 일관되게 추진해야 정부의 정책의지에 대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감세 유지-세원 확대라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이달중 발표되는 세제개편안에 이같은 내용이 담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야당인 민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인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들도 내년에 예정된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 인하를 연기하자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 변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들 의원은 감세를 연기하면 야당이 지적하는 부자 감세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악화되는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회의에서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은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을 예정대로 내리면 대기업과 고소득자의 감세폭이 5조~10조원에 이른다"며 감세를 유보해 그 재원으로 서민과 민생안정을 위해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김성식 의원도 "내년에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을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감세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여러 차례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 유예와 관련한 의원입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특히 과세표준 4600만원 이하는 예정대로 세율을 추가 인하하되 4600만원 초과시 내년에 세율을 1~2%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을 유보하는 내용의 강운태 의원 개정안이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다.
국회 전문위원실도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소득세법 일부법률개정 검토보고서`에서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법인세율 추가 인하를 유보하자는 법인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검토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감세 정책을 둘러싸고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