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새롬, 다이얼패드 윈도XP 탑재..파장과 전망

by이진우 기자
2001.10.12 18:30:41

[edaily] 새롬기술(35610)은 다이얼패드가 새로 출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에 장착된다고 12일 밝혔다. 다이얼패드는 인터넷망을 이용해서 국내외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의 일종으로 새롬기술이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의 다이얼패드 커뮤니케이션이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서비스다. 다이얼패드를 탑재하게 될 윈도XP는 MS가 오는 26일 새로 선보이는 윈도 운영체제로 MS측의 설명을 인용하면 "기존 윈도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닌 전혀 새로운 개념의 운영체제"다. 전세계 운영체제 시장의 95%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MS의 제품이어서 2년내에는 현재 PC에 깔려 있는 윈도98, 윈도Me 등을 모두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메신저, 동영상 재생프로그램, 인터넷 전화 등 종전에는 따로 구입하거나 다운로드 받아 사용해야 했던 프로그램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어 업계로부터 "MS 독점욕의 결정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런 윈도XP에 새롬기술의 유료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다이얼패드가 탑재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전에는 다이얼패드 사이트를 방문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인터넷전화를 늘 사용하는 윈도 운영체제 안에 집어넣음으로써 사용자들은 좀더 쉽게 인터넷전화에 접근할 수 있고 새롬으로서는 MS 윈도 사용자들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새롬기술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미국 시판용 제품에 한정된 것이며 "델타쓰리"라는 또다른 인터넷전화 업체도 다이얼패드와 함께 장착된다. ◇윈도XP 탑재의 위력 새롬기술의 주력상품인 "다이얼패드"가 거의 모든 PC 사용자들이 쓰는 윈도XP에 장착되면 다이얼패드의 인지도는 급격히 높아질 전망이다. 허도행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화의 두 형태인 "PC투폰"과 "폰투폰" 중 PC투폰 시장은 이제 다이얼패드의 승리로 사실상 게임이 끝난 것"이라며 "폰투폰 시장도 다이얼패드의 인지도를 등에 업을 경우 훨씬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인지도 강화가 사용량 증가로 이어지면 유료 서비스인 다이얼패드로 부터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고 그동안 새롬기술에 매년 160억원씩 지분법 손실 부담을 안겼던 다이얼패드의 수익성이 증가하게 되어 새롬기술은 간접적으로 재무제표 개선효과를 얻게 된다. 또 유상증자를 계획중인 다이얼패드가 윈도XP 탑재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유상증자가 쉬워질 수 있고 그럴 경우 대주주인 새롬기술의 자금부담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만약 새롬이 현재 운영자금 고갈에 임박한 다이얼패드의 증자를 모두 책임지게 될 경우 엄청난 자금부담을 안게 됐을 것"이라며 "새롬은 자기 지분 이상은 참여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다이얼패드의 인지도 상승이 윈도XP 탑재의 가장 큰 수확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초기단계에 불과한 인터넷 전화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확대될 지는 미지수지만만 윈도XP에 기본 서비스로 제공되면서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고 또 다이얼패드의 인지도도 함께 상승, 향후 인터넷 전화시장에서 본격적인 승부를 걸때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왕상 연구원은 "당장 새롬기술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이얼패드의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커다란 가능성을 갖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도행 연구원은 "새롬기술이 잠재력이 큰 인터넷폰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윈도XP 뿐 아니라 현재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MSN메신저에도 다이얼패드 등이 탑재될 계획이어서 윈도XP 보급 이전에도 다이얼패드의 이용자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윈도XP 탑재는 새롬기술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라며 "국내에서 추진중인 스마츠콜 ASP사업에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시장에서 판매될 한글 윈도XP에도 새롬기술의 제품이 장착될 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한국MS측과 앞으로 협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내 수익성 개선은 어려워" 그러나 전문가들은 윈도XP 탑재가 단기간에 새롬기술의 수익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분석한다. 허도행 연구원은 "윈도XP의 보급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인 내년 하반기에 가서야 직접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왕상 연구원도 "주가가 단기간 급등할 수도 있지만 이는 상당부분 심리적인 기대감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롬기술의 스마츠콜이 한국판 윈도XP에 탑재될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유료통화 수익 중 얼마를 배분받게 되느냐의 문제도 다이얼패드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안이지만 MS와 다이얼패드 양사 모두 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MS의 시장지배력으로 미뤄볼 때 다이얼패드에 유리하게 결정됐을 가능성은 희박해 인터넷 전화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지 않는 한 다이얼패드의 수익이 단기간에 급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새롬의 새로운 수익모델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적자요소를 줄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새롬기술에 부담이 되던 미국법인이 최소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은 가능할 전망이다. 허도행 연구원은 "당초 새롬의 인터넷전화 부문 흑자전환 시점을 오는 2003년쯤으로 예상했다"며 "이번 제휴로 그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들은 다이얼패드 탑재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적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체로 우선 기존의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와 한국통신 등 새로 인터넷 전화사업에 진출하는 업체들이다. 그러나 다이얼패드가 아니더라도 윈도XP에 인터넷 전화가 장착될 것은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다만 경쟁업체인 새롬기술 제품의 인지도 상승에 따른 상대적 불이익이 예상될 수 있다. 인터넷전화와 관련한 솔루션 개발 업체들도 별로 혜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허도행 연구원은 "새롬기술은 자사가 개발하는 모든 제품의 원천기술을 바닥에서부터 다져나가는 스타일"이라며 "다른 업체에서 솔루션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파급효과는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법적 대응을 불사하며 강력 반발한 반면 새롬기술은 자사의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고사될 운명에도 불구하고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윈도XP 탑재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새롬기술의 향후 주가전망 이번 호재에 따른 새롬기술의 주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단기간내 수익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새롬의 주가는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움직이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또 지난 99년 다이얼패드로 코스닥의 급등장을 이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상황은 다르지만 재료의 무게감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허도행 연구원은 "이전에 새롬기술의 적정주가를 1만7000원선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이번에 발표된 호재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그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왕상 연구원도 "새롬기술의 이번 발표는 특히 투자자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며 "코스닥시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