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못 막는 방탄복·오발 K-11 시연해 보니 '이상무'
by최선 기자
2014.11.18 12:02:14
[포천=국방부 공동취재단·이데일리 최선 기자]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포천 소재 국방과학연구소(ADD) 다락대시험장에는 군의 각종 무기와 장비들이 집결했다. K-11 복합소총, K-21 장갑차의 파도막이, 방탄복 등 모두 최근 결함 논란을 일으킨 장비와 무기들이다. 이날 행사는 군이 결함 논란이 일고 있는 주요 무기 실사격 등을 통해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
| 군 관계자가 잦은 결함으로 논란을 일으킨 K-11 복합형 소총 사격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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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시연에서는 K-11이 먼저 시험대 위에 올랐다. K-11은 5.56㎜ 소총탄과 20㎜ 공중폭발탄 사용이 가능한 이중총열 소총이다. 국내서 개발한 ‘명품무기’로 홍보됐지만 2차례의 사고로 전력화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K-11 복합소총의 격발 센서에 자석을 갖다 대기만 해도 총탄이 발사되는 오류가 발견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ADD는 결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자석, 낙하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정상운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연을 준비했다. 모든 실 사격에서 탄약 폭발이나 공중폭발탄 자동 발사 등의 이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어 K-21 보병전투차량 파도막이의 설계 결함과 관련된 시연이 펼쳐졌다. 군 당국은 파도막이 재질의 강도가 약하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파도막이를 해머로 강하게 내리쳐 손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K-21의 파도막이는 구형 K-200보다 강도는 1.2배 높고 중량은 1.5배 가볍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ADD 관계자는 “차량 운전 중 충돌로 인한 손상이나 파손 사례가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조종수가 확인할 수 있는 표시봉을 파도막이 양 끝단에 장착해 야전지대를 달릴 때 손상을 최소화하고 야전부대의 K-21 정비 기준 및 절차도 수립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북한군의 개인화기인 AK-74, AK-47 등으로 피사격 테스트를 받은 방탄복. [사진=방위사업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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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신·구형 방탄복의 방탄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실 사격 시연도 이어졌다. 방탄복 규격시험 조건과 동일한 조건인 실사격 거리 45m지점에서 신형 방탄복에는 북한의 AK-74 소총으로 구형 방탄복에는 AK-47 소총으로 각각 3발씩 사격했다. 결과적으로 두 방탄복 모두 관통되지 않았다. 다만 구형 방탄복에 대한 AK-74 사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특전사에 보급한 2000여벌의 다기능 방탄복이 북한 개인화기(AK-74) 총탄에 관통돼 생명을 보호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것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이뤄졌다. 군은 당초 공급 목표보다 10만착 부족한 방탄복을 2017년까지 100% 보급하고 2018년에는 전 전투병력(31만착)으로 확대해 단계적으로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GP(전방초소) 및 GOP(일반전초)는 내년 말까지 보급을 완료한다.
이날 시연회를 마치고 이용걸 방사청장은 “방사청은 앞으로도 국회 국방위나 언론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잘못된 부분은 고치되 잘못 알려진 부분은 바로 알려드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