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성수 기자
2022.11.17 14:50:06
LH ''5년 무이자 분할납부'' 파격 혜택에도…시장 환심 ''역부족''
부동산 경기·자금조달·건축비 ''3중고''…시행사들 ''죽음의 계곡''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년 무이자 분납’이라는 파격적 혜택을 내걸며 충북에 공급한 택지가 시장에서 ‘3번 연속’ 찬밥신세에 놓였다.
시행사들이 부동산 경기악화, 자금조달 난항, 건축비 인상 등 ‘3중고’를 겪는 탓에 해당 택지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LH는 조건을 대폭 낮춰가며 3차례나 공급 공고를 냈지만 결국 주인을 찾지 못했다.
17일 LH 청약센터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충북 괴산미니복합타운 공동주택용지 A3·A4블록에 대한 1·2순위 공급공고가 3차례에 걸쳐 진행됐지만 입찰자가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충북 괴산미니복합타운 사업은 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사리 일대 20만3392㎡에 총 936억원을 들여 공동주택과 공공문화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2024년 상주인구 3377명(1816가구)을 수용할 수 있는 LH임대주택 350가구, 분양주택 1431가구, 단독주택 35가구 등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한다. 공공주택 외에도 군립도서관, 반다비체육관, 국공립어린이집 등 공공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이번에 공고가 나온 A3·A4블록 용도지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건폐율, 용적률은 각각 60% 이하, 170% 이하다. 최고 20층 이하 건물을 지을 수 있으며 세대수는 A3블록 436가구, A4블록 435가구다. 건축가능일은 내년 8월 31일, 토지사용가능시기는 2025년 10월 31일로 예정돼 있다.
해당 부지에 대한 공급 공고가 나온 것은 올 들어 3번째다. 지난 6월 8일 처음 공고가 올라온 후로 아무도 입찰에 들어오지 않아서 LH는 계속 조건을 낮춰가며 공급을 재도전했다.
지난 6월 8일 올라왔던 첫번째 공고문을 보면 A3블록의 공급가격은 142억3170만원, 대금납부 조건은 ‘3년 분할 유이자’였다. 계약금 10%를 낸 후 나머지 잔금 90%를 매 6개월마다 6회 균등 분할납부하는 조건이다. 할부이자는 연 2.3%였다.
뿐만 아니라 ‘사전청약’ 조건도 있었다. 사전청약은 아파트 착공 시 분양을 진행하는 일반청약(본청약)보다 2~3년 앞당겨 주택을 공급하는 청약제도를 말한다.
매수인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사전청약을 실시해야 한다. 사전청약으로 공급해야 되는 물량은 택지매각 공고 시 총 세대수(모집공고 전 이주자주택 등 우선공급 배정 호수 제외)의 85% 이상이다.
하지만 입찰자는 없었다. 이후 한 달 남짓 지난 7월 26일. LH 청약센터에는 △A3블록 142억3170만원 △A4블록 115억4170만원으로 다시 공고가 올라왔다. 대금납부 조건은 ‘1년 거치 3년 유이자 분할납부’(6개월 간격)로 완화됐다. 대신 사전청약 조건은 여전히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환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LH는 지난달 31일 3번째로 올린 공급 공고에 ‘파격적 혜택’을 내걸었다. 대금납부조건을 ‘5년 무이자 분할납부’(6개월 간격)로 대폭 완화한 것. 사전청약 조건도 없앴다. 대신 공급가격은 동일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번에도 입찰자는 없었다. LH로서는 최대한의 혜택을 준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임자는 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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