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7.04.25 10:33:4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가 KT(030200) 와이파이 공유기(AP)에서만 접속 지연이나 끊김 현상이 발생해 삼성전자와 KT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KT 기가 와이파이 전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원T&I가 제조한 공유기에선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KT는 동원T&I를 포함해 2개 업체에서 와이파이 공유기를 공급받고 있다.
25일 삼성과 이통3사에 따르면 동원T&I가 퀄컴 칩을 넣어 제조한 공유기는 갤럭시S8과 갤럭시S8+의 소모 전류 개선(ASP: Advanced Power Save)기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와이파이 주파수 대역 중 5GHz 대역을 쓰는 공유기 중 동원T&I가 제조한 KT 기가 와이파이에서만 접속 불안정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다른 통신사나 다른 제조사의 KT 와이파이는 괜찮다.
KT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S8과 S8+에 들어간 브로드컴 와이파이 칩이 퀄컴 칩이 들어간 동원 T&I 공유기와 정합성이 맞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갤S8에 스마트폰과 와이파이 공유기가 데이터를 송수신하지 않을 때 단말기를 대기상태로 전환해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브로드컴의 최신 기술(ASP)이 들어가 있는데, 이 기술 채택으로 인해 기가 와이파이 공유기 접속 불안정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갤S8에서 특정 값을 기가와이파이에 던져주게 돼 있는데 설정 값이 약간 틀어져 끊김이 나기도 한다”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삼성이나 퀄컴 중 한 곳에서 정합성을 맞추는 튜닝을 해주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 사태는 네트워크 연동을 책임지는 통신사(KT)가 제조사(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에 대해 네트워크 품질 테스트를 충분히 하지 않은 탓이다.
통신망 연동은 기본적으로 통신사 책임이지만, 갤럭시S8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먼저 고객 불편 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일단 전력 소모를 줄이는 해당 기능을 끄는 다운그레이드(소프트웨어 패치 배포)를 무선 전송인 OTA(Over-The-Air) 방식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책임여부를 떠나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우리 쪽에서 이번 주 중으로 패치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신 업계는 삼성이 오늘(25일)쯤 관련 소프트웨어 패치를 이통3사에 전달하면 각 통신사 검수를 거쳐 이번주 금요일(28일)경 소프트웨어 배포가 고객에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KT와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도 패치를 전달하는 이유는 KT 와이파이에 다른 통신사 고객도 접속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단말기의 소모 전류 개선이라는 훌륭한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와이파이 접속을 안정하게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퀄컴이 정합성을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삼성 패치와 별도로 퀄컴이 소프트웨어 튜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5GHz 대역의 동원T&I 제조 KT 와이파이 공유기의 접속 불안정 문제는 예전 애플 아이패드에서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KT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당시 내부 연결 관리에 문제가 있어 펌웨어 업데이트를 했지만 아이패드만을 위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