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 김종학의 굴욕..BW신고서 또 퇴짜

by이태호 기자
2009.02.19 15:42:00

금감원, 두차례 걸쳐 증권신고서 정정명령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드라마 제작업체 김종학프로덕션(054120)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일정이 연거푸 지연되고 있다. 심각한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계획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김종학프로덕션 관계자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신주인수권 부사채 발행이)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예정보다 더 늦춰질 것 같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일정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종학프로덕션은 지난달 16일 80억원의 BW 발행 계획서를 처음 공시했다. 당시 일정대로라면, 지난 2일과 6일에 이미 청약과 납입이 끝났어야 한다.

하지만 공시 6일 뒤에 금융감독원은 "기재가 충분하지 않다"며 정정을 명령했다. 김종학프로덕션은 뒤늦게 투자 위험에 대한 내용을 보강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했고, 청약과 납일 일정은 20일과 26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새 보고서 역시 퇴짜를 맞고 말았다. 금감원은 지난 17일 계획서 정정을 다시 주문했다. 결국 당장 내일로 예정된 청약 일정 역시 지키기 어렵게 된 것이다.
 


김종학프로덕션은 현재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005년 이후 지난해 9월 말까지 마이너스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1~9월 FCF는 마이너스 106억원이다. 결국 경영상 부족한 현금은 주식과 채권 발행을 통해 외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자금난은 특히 채권자인 UTC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07년 말과 지난해 6월에 걸쳐 총 260억원의 채무에 대한 조기상환을 요청하면서 극에 달했다.

김종학프로덕션은 증권신고서에서 "UTC인베스트먼트가 법적 소송을 통해 사채금 지급을 구할 경우 현재 재무 상태로는 지급이 극히 곤란한 상황이고 도산에 이를 위험이 크다"며 투자 유의를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UTC엔베스트먼트 측도 소송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김종학프로덕션 관계자는 "UTC인베스트먼트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이 될 때마다 채무를 조금씩 상환하되, 경영정상화시까지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 측은 자구 계획으로 ▲투자자 유치 ▲보유 자산 매각 검토 ▲태왕사신기 등 제작 드라마의 매출 극대화 ▲계열회사 대여금에 조속한 회수 ▲연출가와 작가들에 기 지급한 선급금의 일부 회수 등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