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는 하지만 쉽지는 않을 듯

by노컷뉴스 기자
2005.09.08 20:02:26

5주간 휴회 불구 평화적 핵 이용 권리 등 핵심쟁점 북미간 입장 차이 여전

[노컷뉴스 제공]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담이 오는 13일 재개된다.

당초 지난달 29일 시작되는 주에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북한이 한미간 을지포커스 렌즈 훈련과 미국의 대북인권특사 임명을 문제삼으면서 예정보다 2주 늦게 열리는 것이다.

휴회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졌던 것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2단계 협상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회기간 길어진 만큼 2단계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이번 회담의 핵심 쟁점은 1단계 회의에서 막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북한의 핵폐기 범위와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다.

중국측이 제출한 4차 합의문 초안의 1조 2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의 말대로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

특히 5주간의 휴회에도 불구하고 핵 폐기 범위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라는 핵심쟁점에서 북한과 미국간 입장차이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휴회기간 동안 북미간 접촉은 있었지만 협상이라기보다 서로간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해 양측간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6일자 노동신문에서 "평화적 핵활동 권리를 절대포기할 수 없다"며 "우리의 평화적 핵활동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에 속하는 문제로서 그것은 누가 마음대로 빼앗고 싶으면 빼앗고 부정하고 싶으면 부정하는 흥정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한, "평화적 핵활동 권리를 절대포기할 수 없다"



특히 최대 난제로 떠오른 것은 경수로 문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8일 전국 시.군.구 교육장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6자회담의 핵심쟁점은 북의 원자력 평화적 이용권리 가운데 경수로를 짓는 문제이며 합의사항이 15개항쯤 되는데 나머지 대부분은 절충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북측은 "남한은 20개, 일본은 50개, 미국은 100개의 경수로가 있는데 왜 우리는 못갖나" 라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 정 장관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경수로가 현재 건설이 중단된 신포 경수로의 완공을 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경수로를 건설할 수 있는 일반적 권리를 요구하는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측 회담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미래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인정하는 수준에서 북미간 타협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북에 대해서는 북측에 200만Kw의 송전을 해준다는 우리측 중대제안은 신포 경수로의 포기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북에 대해 신포 경수로를 포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는 설득도 병행해왔다. 반기문 장관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핵 비확산 조약에 복귀하고 IAEA의 핵 사찰을 수용해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면 평화적 핵 이용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도 어떤 형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도 보장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어떤 형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도 보장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를 대가로 모든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데 동의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외교당국자의 설명이다.

이번 회담은 의제가 분명한 만큼 1단계 회의처럼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의제와 관련한 북미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합의문 채택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이뤄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