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력 늘어날까..KAIST·항우연 찾은 일본 신임 과학관 왜?
by강민구 기자
2022.07.22 14:00:00
윤 대통령 한일 관계개선 의지에 과학 분야 협력도 관심
타무라 테츠유키 과학관 내정자 일행 대덕특구 찾아
기초연구·우주 탐사 관련 논의하고, 위성조립시설 등 탐방
타무라 과학관 "연구현장 둘러봐 기뻐..한일 접점 찾겠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분향소를 직접 조문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도 이에 맞춰 업무보고에서 한일 간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한일 간 상호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로 세웠다. 그런 가운데 주한일본대사관 과학 담당관 일행들이 지난 2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찾아 앞으로 과학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한일 관계 개선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 코로나19,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에 따라 과학분야에서도 한일 협력이 원활하지 못했다. 과학관들이 연구현장을 찾은 것도 3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이날 연구현장을 둘러보며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할 분야를 찾고, 양국 전문가들을 연결하기 위한 가교역할을 자처했다.
| 타무라 테츠유키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 내정자(왼쪽)와 아난 케이이치 과학관(가운데)이 조광현 KAIST 교수(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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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전 세계 주요국의 과학기술 현황과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과학관을 파견해왔다. 한국에는 지난 2007년부터 과학관을 파견해왔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관계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일본의 최신 연구 동향을 뉴스레터로 알리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와 같은 양국 문제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노력도 해왔다.
이날 아난 케이이치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과 타무라 테츠유키 과학관 내정자는 조광현 KAIST 교수를 만나 조 교수가 연구하는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기술 등을 소개 받았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2년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노화의 비밀을 풀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기 때문에 접점도 있다. 이어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인공위성조립동 등을 둘러보고, 이상률 항우연 원장과 한일 우주탐사 협력과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와의 사업 연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아난 케이이치 과학관은 오는 28일 일본 문부과학성으로 복귀해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계속 담당할 예정이다. 아난 과학관의 뒤를 잇는 타무라 테츠유키 과학관은 앞으로 3년 동안 주한일본대사관에서 과학관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아난 과학관은 도쿄대에서 생물과학분야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우주 개발, 핵융합, 연구기관 제도개혁 등을 담당한 과학기술 정통 관료다. 타무라 테츠유키 과학관도 일본 교토대에서 천문학 관련 학·석사학위를 받은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문부과학성 내 요직에 활동하다 과학관으로 역할을 하게 됐다.
타무라 과학관 내정자는 “연구현장을 살펴볼 수 있었던 기회로, 인공위성 시설 등을 둘러보며 한국 과학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협력 방안도 찾겠다”고 말했다.
아난 과학관도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영향을 준 것 처럼 한일 협력의 우수사례가 많다”며 “문부과학성에 돌아간뒤에도 한일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