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화장품 편집숍, 콘돔 매대에서 뺀 이유는..

by염지현 기자
2016.04.28 11:28:37

편집숍 올리브영, 일본 전범기업 오카모토 콘돔 판매 철수
"매출 높았지만 국민 정서 반영"..역사 고려하자 여론 일어
드라마 태후, 송혜교 CF거절 영향.."일부 기업은 여전해"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국내 최대 헬스&뷰티 편집숍 ‘올리브영’이 최근 일본 오카모토 사(社)의 콘돔 판매를 중단했다. 제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을 지원한 전범 그룹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배우 송혜교가 일본 미쓰비시 그룹의 CF를 전범기업이라는 이유로 거절한 후 전범기업 제품을 불매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올리브영은 지난 19일자로 ‘스킨레스’, ‘0.03’ 등으로 알려진 오카모토(okamoto) 사의 콘돔 판매를 중단했다. 오카모토 콘돔은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CU편의점 등 대형마트, 편의점, 약국 등에서 판매되는 아시아권에서 유명한 초박형 콘돔이다.

오카모토 사의 전신은 지난 1936년 제2차 세계대전당시 설립된 국제고무공업 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일제 강점기 시절 군수용품으로 삿쿠(당시 콘돔을 부르는 말)를 공급했다.

오카모토 사의 콘돔 제품
1944년 조선 경성에도 콘돔 생산 공장을 만들었고 전방에 위치한 일본군의 위안소에 이를 공급했다. 실질적인 독과점업체였기 때문에 삿쿠 생산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었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초박형 제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1945년 패전 후 국제고무공업은 오카모토 고무공업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성장세를 이어가다 1985년 오늘날의 오카모토 주식회사가 된다.

올리브영 측은 “워낙 아시아권에서 유명한 브랜드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고, 관련 상품을 취급했었다”며 “그러나 드라마 등의 여파 후 일부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오카모토 사가 전범 기업이라는 지적을 했다. 매출보다 국민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들어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을 강제징용해 노동력을 착취했고, 종전 후 중국과 미국에겐 배상금을 지급했지만 한국엔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아직까지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드라마 영향으로 이같은 지적이 있었지만 제2차대전 전범과 관련된 이슈는 계속 불거져왔다. 글로벌 스포츠 회사 나이키는 지난달 농구화 ‘에어조던 12’ 시리즈를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심지어 지난 2009년 ‘라이징 선(떠오르는 태양’ 버전을 출시해 불매운동을 일으켰지만 이후 또다시 일본 제국주의와 연관된 제품을 출시해 한국 시장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2014년엔 스페인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자라가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티셔츠를 출시했다가 호된 비난을 받았다. 3~14세 남아용 티셔츠 앞쪽에 욱일기 그림이 인쇄돼 있고, ‘재팬(JAPAN)’이란 문구도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