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CEO는 '출장중'..국감 출석률 '제로'

by정재웅 기자
2012.10.09 15:00:57

신동빈 롯데회장 해외출장 준비중
정지선 회장은 미국, 정용진 부회장은 베트남으로
국감 회피 목적 ''눈총''..업계 "예정된 일정"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해외 사업장 시찰과 각종 행사 참관이 목적이지만, 공교롭게도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국감 불출석이 목적이 아니냐는 눈총을 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조만간 해외 출장을 떠날 계획이다. 출장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국감 기간동안 국내에는 머무르지 않을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조만간 해외출장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기적인 출장 스케줄의 하나이며 출장으로 이번 국감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은 해외 아웃렛 현장 시찰을 목적으로 지난주 미국으로 떠났다. 국감이 모두 끝난 이후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은 이날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현지기업과 물품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오는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1일 열리는 국감에서 유통업계 CEO들을 불러 골목상권 침해 등의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CEO들이 대거 해외출장을 떠남에 따라 정무위 국감에서 이들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지난 8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형마트 CEO들은 모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코스트코 코리아와 편의접 업체 대표들만 국감에 참석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이미 지난 5일 영국으로 출국했고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이사도 유럽 출장중이다. 최병렬 이마트(139480)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지경위는 오는 24일 불출석한 대형마트 CEO들에게 재출석을 통보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국감 때마다 CEO들이 일부러 해외 출장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감 증인 불출석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없어지도록 단호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일정은 국감 전에 잡혀있던 예정된 일정들”이라면서 “공교롭게도 국감 일정과 겹쳐 눈총을 사고 있어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설사 참석한다고 해도 업계 의견 개진은 커녕 하루 종일 호통만 듣고 오는 자리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