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맞은 증시..4월에도 잘나갈까?

by유환구 기자
2009.03.31 15:35:01

"유동성랠리·지표반등..상승무드 지속"
"박스권 레벨업 됐을뿐..변수도 만만찮아"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이달 주식시장은 `냉탕`에서 시작해 `온탕`으로 마감했다. `3월위기설`에 휩싸이며 월초 10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내 우려를 불식시키며 강도높은 안도랠리를 만끽했다.

코스피시장은 13.47% 상승, 월간 기준 2001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같은기간 코스닥 지수도 16.03% 상승, 2005년 11월(21.27%) 이후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따라서 다음달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다.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선 낙관론이 우세하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다음달 증시의 고점을 1300대 중반까지 올려 잡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반등 강도가 둔화되리란 점에 대해서도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따라서 한결 높아진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증시 상승은 결국 각국 정부의 유동성 펌프질이 배경에 있다. 아직 부동자금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가 저점을 확인한 데다 주요 경기지표들의 개선 등으로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

삼성증권은 "주가의 하방경직 확인, 여타 자산의 매력 반감, 최악의 상황에 근접한 펀더멘털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유동성 자세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기 측면에서 모멘텀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주택시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들의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날(31일) 국내 경기선행지표도 15개월만에 상승했다.

현대증권은 "거시경제 차원에서도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군이 나오고 있어 4월 이후 증시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증시를 여전히 박스권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한 단계 레벨이 올라갔을 뿐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란 설명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밸류에이션 부담. 올 국내기업 주당순이익(EPS)을 전년도와 같은 수준이라 가정할때 3월말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14배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은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기업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된다면 향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감소하겠지만 지금은 본격적인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상향조정의 단계가 아닌 바닥권 통과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지난달 상승세가 가팔랐던 점도 여전히 부담이다. 특히 달러-원 환율 하락까지 감안하면 달러표시 MSCI 지수 기준 한국증시의 3월 상승폭은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1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질 수 있는 점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 심화 가능성 등이 변동성 증폭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종별로는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IT와 자동차주에 대한 매수 추천이 잇따랐다. 유동성 장세를 염두에 두고 수혜주에 접근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업종별로는 IT업종이 가장 유망하다"며 "상대적인 실적 차별화를 이끄는 요인들로 인해 투자매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주도섹터에 대한 판단은 환율과 실적,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를 기초로 봤을때 IT와 자동차업종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환율의 안정시에는 IT와 자동차 등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업종대표주들 중심 대응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과 건설, 산업, 소재 등 유동성 장세의 수혜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증권은 "통상적으로 주가 바닥국면에서 유동성 랠리가 나온다면, 직전 하락 사이클에서 주가가 가장 심하게 하락한 종목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은행과 건설업종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은 "점차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혜업종인 산업재와 소재업종의 비중을 늘리고 실적개선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유틸리티와 에너지섹터의 비중은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한양증권은 "1200선 초반에서는 유동성 기대 반영 업종군(금융, 건설, 소재)을 공략하고,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중소형 테마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