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의무매입’ 대안으로 직불금 3조 시대…농업 예산 대폭 증액

by김은비 기자
2023.08.29 12:31:43

[2024년 예산안]
내년 농식품 예산 18.3조…올해보다 5.6% 증가
논콩·가루쌀 전환 시 직불금 단가 2배 확대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매입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반대했던 정부가 대안으로 내년 직불금 예산을 3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밥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가루쌀·논콩으로 전환시 전략작물직불금 지원 단가도 2배 인상한다.

또 식량안보 강화, 청년농 육성 등 농업 분야의 미래성장 산업화 등을 위해 긴축재정 기조 속에서도 농업·농촌 분야 예산을 올해 전체 지출 증가율의 2배인 5.6% 늘린다.

강형석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28일 2024년 농식품부 예산 및 기금 편성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농식품부)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농림축산식품 분야 예산을 올해보다 1조원 가량 늘어난 18조333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2.8%)과 비교해 두 배 수준 증액한 것으로, 18년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먼저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약속한 직불금 예산을 3조1042억원으로 늘렸다. 구체적으로는 0.5ha 이하의 농지를 소유한 농가에 지급하는 소농직불금을 120만원 내년에는 130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기본형 공익직불금을 2조6335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수입보장보험 품목을 기존 7개에서 10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예산은 3배 이상 증액한 81억원을 반영했다.

또 쌀 가격을 80kg에 20만원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양곡 매입 예산을 올해 1조9112억 원에서 내년 2조3517억 원으로 늘렸다.



쌀 소비가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 수급 균형을 위한 예산도 확대했다. 논콩, 가루쌀 등 전략작물을 재배할 때 지원금을 지급하는 전략작물직불금 예산은 올해 1121억원에서 내년 1865억원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논콩, 가루쌀 등의 지급단가를 ㏊당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양곡 매입량은 올해 40만t에서 내년 45만t으로 확대하고, 관련 예산으로 1조7124억원을 배정했다.

청년농업인과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도 증액했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대상을 내년 5000명으로 1000명 더 늘리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 551억원에서 내년 943억원으로 확대한다. 청년 창업형 스마트농업단지를 2곳 구축하는데 300억원을 지원하고,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 확대에 384억원을 투입한다. 미래성장산업화를 뒷받침할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3개소를 새로 구축하기 위한 초기 사업비도 편성했다. 그린바이오첨단분석시스템과 반려동물 연관산업 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신규로 반영했다.

이상기상 등에 따른 농업재해 대응 역량도 강화한다. 노후 수리시설을 개보수하는데 예산 6132억원을 투입하고, 저수지 퇴적토 준설에 430억원을 투입한다. 또 30년 이상 노후 배수장 성능 개선에는 신규 198억원을 배정했다.

강형석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28일 ‘2024년 농식품부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집행·성과부진 사업 및 관행·현금성 지원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식량안보 강화, 농가 소득 안정 대응 및 신산업 육성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