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통신비 경감 요구에, 과기정통부 TF 꾸려…"3사 과점 체제 정조준"

by김국배 기자
2023.02.20 12:07:18

TF 1차 회의 착수…"6월까지 정책 마련"
박윤규 2차관 "7차례 새로운 사업자 진출 실패, 패배의식 반성"
"과점 체계 개선 노력 지속 강구, 과감한 방식도 수용"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고물가 시대 민생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강조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상반기 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단 계획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 분석에 나서는 등 정부가 이동통신사 3사 과점 체계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과기정통부는 20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TF’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이번 TF는 지난 15일 열린 비상경제 민생회의의 후속 조치로 구성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통신시장 과점 해소와 경쟁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새로 구성된 TF는 박윤규 제 2차관이 반장을 맡았고,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학계,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 연합뉴스


박 차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오랫동안 지속돼 온 통신시장의 과점 체계에 따른 문제점, 이용자 후생 제고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공감한 바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과기정통부와 통신업계가 보다 엄중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기정통부는 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7차례에 걸쳐 새로운 사업자를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실패하면서 패배의식이 있지 않았나 반성한다”며 “통신업계도 경쟁이나 혁신을 추진하기보다 이용자 요구가 잘 실현되지 않은 구조에 안주한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상반기 중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TF를 통해 상반기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현재와 같은 과점 체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라며 “(제4이동통신이 나오지 않은)3차 과점 체계하에서도 이용자 부담이 경감되고,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과제들을 검토하고 제도 개선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 보다 과감한 방식들도 건의해주길 바란다”며 “다양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현재까지 추진하지 않은 방식도 수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통신업계에도 협조를 당부했다. 박 차관은 “통신업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이고,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간 요금제는 통신사업자와 협의해서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G(5세대 이동통신) 시니어 요금제 출시는 3월까지 완료하겠다”며 “시니어 요금제도 연령에 따라 조금 더 다양할수 있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월별로 납부하도록 돼 있는 요금 체계도 소비자 수요에 따라 분기별, 반기별 선택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사업자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달 중 온라인 요금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 KT와도 온라인 요금제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상반기 중 알뜰폰 활성화 대책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도 이르면 다음 달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 분석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사업자가 요금제를 놓고 담합했는지 조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