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40줄, 중국음식 10그릇 시키고 '잠수'…7년 동안 당했다
by권혜미 기자
2022.07.28 11:00:35
'노쇼' 남성, 주문하며 남긴 연락처도 '도용'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한 남성이 식당 등에서 대량 주문을 한 뒤 상습적으로 ‘노쇼(예약이나 약속을 취소하지 않고 나타나지 않는 일)’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27일 KBS와 MBN 보도에 따르면 최근 김밥집, 중국집, 카페 등 서울 강동구 일대 음식점들이 한 남성 A씨의 허위 주문으로 피해를 입었다.
지난 22일 한 김밥집을 방문한 A씨는 김밥 40줄을 포장해달라고 주문한 뒤 약속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 음식점을 상대로 ‘노쇼’를 벌인 남성.(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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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입금해준다는 돈도 보내주지 않아 결국 사장님은 김밥을 모두 버려야 했고, 하루치 벌이를 손해 보고 말았다.
김밥집 사장님은 “A씨가 어제(21일) 김밥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주문한다고 그랬다”며 “(주문이) 40개가 들어오니 너무 반가워서 신이 나게 했었다. 요새 물가 비싼 거 다 알지 않나. 점심시간에 손님도 몇 테이블 놓치고, 버릴 때가 제일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사장님은 A씨가 남긴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지만 이 또한 도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번호 도용 피해자 B씨는 “이런 전화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7년 넘게 이런 전화를 받았고 많을 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왔다. 중국집, 카페, 꽃집, 가구점, 옷가게에서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B씨에게 연락했다는 다른 업체들도 김밥집과 유사한 피해를 입은 것이었다.
A씨가 방문한 카페 업주는 그가 가게에서 가장 비싼 음료를 10잔 넘게 주문하고 갔지만 오지 않았다며 “신고를 할까 생각도 하긴 했었다”고 밝혔다.
또 한 중국집에선 A씨가 10그릇이 넘는 음식을 주문해놓고 연락이 두절됐다고 호소했다.
이렇듯 피해는 주로 사장이나 종업원이 혼자 근무하는 작은 업체에 집중됐다.
경찰은 A씨가 서울 강동구 지역을 돌아다니며 허위 주문을 한 것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