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짜 음악' 광고에 뮤지션들 분노..혁신 생태계에도 저해

by김현아 기자
2015.02.09 11:26:3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뮤지션들이 삼성 밀크뮤직의 무례한 광고에 대해 강남역 앞 삼성전자 사옥에서 1인 시위를 추진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밀크 뮤직.
지난 3일 삼성전자 밀크뮤직은 자사의 공식 페이스북에 “넌 아직도 돈 내고 노래 듣니?”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는데, 여기에 나온 표현들이 뮤지션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이 광고에는 “노래 들으며 즐길랬더니 돈 내놓으라고 닥달”, “토렌토로 다운받아 무료로 즐기려니 무한 클릭질로 찾아 헤메어야 하는 신세야”, “이 앱을 깔지 않고 버티다 호갱이 되지 말라”라는 문구들을 사용해 밀크뮤직이 무료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들은 저가형 음원 서비스 때문에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비판하며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요구해온 다수 음악인들의 고통어린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표현이었다.

특히 이 같은 밀크뮤직의 아마추어식 광고 때문에 저작권자들이 더욱 다양한 음원 서비스의 탄생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저작권 비용은 광고주 또는 기업이 대납하는 모델이 오히려 이용자 층의 확대에 기여해 저작권자들의수익도 늘리는 기반될 지 실험하는 기회조차 가로막는다는 얘기다.



뮤지션유니온은 <음악인들을 모욕한 삼성은 음악이 공짜가 아니라고 말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삼성전자의 책임 있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후속조치 및 재발방지 약속, 음악인들과의 상생을 위한 방안 마련, 음악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뮤지션유니온 위원장 정문식씨는 “음악인들의 노동과 열정이 투입된 생산물인 ‘음악’을 공짜로 여기게 만들어 음악 생산자들을 모욕하는 폭력적인 현실을 묵과할 수 없다”며 “음악인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삼성전자측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결국 밀크뮤직은 하루만에 게시물을 내리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음악인들의 분노는 아직 가라않지 않았다.

대중음악인들의 노동조합인 뮤지션유니온(위원장 정문식)은 밀크뮤직의 홍보사건을 “음악산업 관계자들의 ‘음악의 가치 회복’에 대한 모든 노력을 단번에 무너뜨린 경악스러운 사건”으로 규정하고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밀크뮤직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 및 1인 버스킹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뮤지션유니온은 밀크뮤직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곡당 6원의 이용료는 음원서비스업체 40%, 제작사 44%, 작사가 5%, 작곡가 5%, 가수 3%, 연주자 3%의 비율로 분배돼 작사, 작곡가는 0.3원, 가수는 0.18원밖에 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

업계 관계자는 “멜론 같은 정기 결제 기반의 정액제 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모델의 음원 서비스가 나오려면 저작권자들과 상생하려는 진심이 담겨야 하는데 밀크뮤직이 이상한 광고를 내면서 저작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혁신 서비스 모델을 막아 결과적으로 국내 음악 사용 인구를 줄이고 저작권자들에게도 피해가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