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11.01.21 16:28:32
수세적 의제 위안화 절상.."교묘하게 피했다"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후진타오(胡锦涛)는 위안화 문제에 대해 어떤 말도 꺼내지 않았다. 통역을 통해 오바마의 얘기를 들을 때에도 전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략) 후는 교묘하게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화제를 넘겼고 함축적으로 워싱턴이 일으킨 전세계 경제 문제에 대해 비판했다. 또 G20(주요 20개국) 영향력 강조를 통해 워싱턴이 중국의 입김을 막았음을 암시했다."
21일 중국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 모습을 이같이 묘사했다. `오바마가 위안화 환율 압력을 가했지만 후진타오는 교묘하게 회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다.
남방도시보는 "후 주석이 향후 위안화의 향방에 대해 아무런 단서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외부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위안화 절상 여부에 대해 이번 회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절상 요구를 전했다고 언급했지만, 뉘앙스가 강하지 않았다는 것도 부각했다. 수세적 의제였던 위안화 환율 논란을 후 주석이 지혜롭게 비켜갔다는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중국 언론들은 방미중인 후 주석이 다양한 외교적 성과를 통해 `절묘한 솜씨`로 이번 일정을 치뤄내고 있다며 국가 지도자의 회담 성과를 칭송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해외판 1면을 통해 후 주석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도 자국 통화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해 오히려 역공을 폈다. 신문은 중국이 미국의 가장 큰 채권국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양국 관계를 고려한 듯 다소 중립적인 논조로 양국 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했다. 통신은 "세계적 중요성을 가진 중국과 미국 사이의 유례없이 절묘한 이벤트"라고 표현하며 "동반자적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양국 정상은 전략적 통찰력, 정치적 지혜, 세계로부터의 존경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