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자영 기자
2010.08.09 17:01:51
KB운용, 액티브형 배당주 펀드 선봬
배당주 펀드 자금 유출 거세..과거 인기 회복 힘들다는 분석도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자산운용업계에서 2년만에 배당주 펀드가 출시됐다.
배당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상승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다는 단점 때문에 배당주 펀드는 한동안 관심밖으로 밀려났었다.
당연히 상품 출시가 전무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008년 10월 930선까지 내려섰다 작년 1700포인트를 돌파하고, 올들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오다보니 성장주와 주도주 위주 종목을 담는 펀드들로 돈이 몰린 것이 사실.
이런 가운데 KB자산운용이 배당주 펀드를 출시, 과연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KB배당포커스펀드`를 내놓은 KB자산운용측은 올 하반기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면서 배당주 펀드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장순모 KB자산운용 상품전략부 차장은 "배당주 펀드의 이론적 콘셉트는 상승장에서 보수적으로 운용되고 하락장에서는 수익률을 커버하는 것"이라며 "다시말해 깨질 때 덜 깨지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1700~1800 포인트 박스권 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배당주 펀드가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차장은 "일종의 투자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내놓는 상품"이라면서 "대신 기존 배당주 펀드와는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하락장에서 방어력에만 치중하는 상품이 아니라, 배당 수익률이 월등하면서도 이익을 많이 남긴 기업을 펀드에 담는 것이다.
기존 배당주 펀드들이 중소형주에 치중했다면 `KB배당포커스펀드`는 대형주에 집중한다. 에스오일, 한국전력(015760), 한전기술(052690), 롯데쇼핑(023530), 부산은행(005280)(우선주) 등이 일례다. 모두 꾸준히 초과수익을 내면서 배당수익률이 경쟁업체 대비 높은 곳들이다.
배당주 펀드는 지난 2005년 설정액이 최절정에 이른 뒤 계속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말(12월 31일)을 기준으로 배당주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설정액 기준으로 17.8%를 차지했다. 이후 2008년 말 6.43%까지 떨어진 배당주 펀드의 비중은 7월 말 현재 5.64%까지 내려앉았다.
떨어진 인기만큼 자금이탈도 거세다. 최근 한달간 테마펀드 중 배당주 펀드는 유출금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9일 기준 지난 한달간 배당주 펀드에서는 모두 3103억원이 빠져나갔다. 테마펀드인 국내외 금융 펀드에서 110억원이 빠져나가고 농산물 펀드와 금펀드 등에서 10억원을 조금 웃도는 금액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배당주 펀드 부문에서는 원조격인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C1 등에서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각각 연초이후 152억원, 580억원 가량이 이탈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배당 자체가 가을들어 주목을 받는 항목"이라면서 "하지만 배당주 펀드 자체가 단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갈 상품이 아닌 만큼 자금유입이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배당주 펀드의 인기가 시들하다"면서 "기존에 가치주 위주로 종목 편입이 됐던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인식이 확대돼 예전처럼 시장의 관심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