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정신으로 위기 극복”…머리 맞댄 선후배 기업인들(종합)
by김경은 기자
2023.08.25 15:56:30
벤처기업협회, 제21회 벤처썸머포럼 2박 3일 일정 마무리
선후배 벤처기업인·투자자 300여명 모여 정보·경험 공유
벤처투자자들 "실패를 성공으로"…SaaS 등 유망 시장 제시
1세대 벤처기업인들 "위기는 기회"…''기업가정신'' 강조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벤처생태계 관계자 300여명이 모여 ‘벤처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벤처투자 위축 등으로 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벤처기업가 정신의 본질을 생각하며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후배들을 끌어주며 함께 성장해가자고 약속했다.
벤처기업협회는 25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제21회 벤처썸머포럼 폐회식을 열고 이 같은 성과를 공유했다. 벤처썸머포럼은 벤처기업인을 비롯한 생태계 전반의 관계자들이 모여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업계 최대 연례 행사로 올해는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전주에서 개최했다.
| 지난 23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제21회 벤처썸머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벤처기업협회) |
|
이번 포럼은 ‘깡으로, 끈으로, 꿈으로, 벤처로(路)’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참석자들이 ‘깡’ ‘끈’ ‘꿈’ 등으로 그룹으로 나눠 멘토링 및 네트워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전북지역 세션을 별도로 마련해 지역 벤처 활성화 등 발전전략을 모색하기도 했다.
벤처투자 위축으로 업계 전반이 어려운 만큼 위기 극복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시간도 가졌다. 포럼 둘째 날인 24일엔 △머니(MONEY·자산) △테크(TECH·기술) △글로벌(GLOBAL·세계) △로컬(LOCAL·지역) 테마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머니 세션에서는 유망 벤처·스타트업 IR에 이어 국내 벤처투자자들이 투자유치 전략을 제시하는 ‘벤처스케일업 포럼’이 부대행사로 열렸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과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김금동 IMM인베스트먼트 상무 등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경험을 나눴다.
투자자들은 위기일수록 벤처정신으로 헤쳐나갈 것을 주문했다. 윤 회장은 “투자는 100% 성공할 수 없으며 단지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게임”이라며 “기업인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있더라도 그 과정에서 실패 요인을 명확히 알고 발전 방향을 마련하는 기업을 (투자자들은)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국내외 VC 투자환경 및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벤처투자 시장의 전망과 벤처·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자신의 투자 경험을 살려 기업 대상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시장의 전망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벤처투자자도 스타트업도 모두 힘든 시기”라며 “여전히 기회가 열려 있는 시장인 글로벌과 소프트웨어에 주목하라”고 제언했다. 이어 “글로벌 SaaS 시장 규모는 80조원이지만 한국 시장 규모는 1조원에 불과하다”며 “국내 기업들도 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고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선배 벤처기업인들도 강연자로 나서 성공 경험과 위기 극복 방안을 전했다. 1세대 벤처기업인인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과 남민우 다산그룹 회장은 벤처의 본질, 벤처·스타트업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 벤처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남 회장은 “4전 5기로 생존해 현재의 다산그룹을 만들었다”며 “외환위기 등 위기 때마다 사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작다고 생각하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라며 “위기는 퀀덤점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벤처 생태계 관계자들은 이번 포럼에서 △후배기업 육성 △글로벌 벤처 대국 △청년 일자리 창출 등 3가지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첫날인 23일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함께 성장 기업가 정신’ 함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 같은 과제 실천 의지를 다졌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하반기에 △벤처금융 활성화 △벤처인재 혁신 △벤처 글로벌화 △규제혁신 등 4가지 정책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과제 추진의 당위성을 정부와 국회 등에 설명할 수 있도록 벤처 생태계 현안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설립도 추진한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 투자 시장이 올 연말이나 내년에는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업계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벤처 투자 규모가 미국(300조원)의 30분의 1에 불과한 만큼 투자의 사이즈를 늘려야 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위한 정부와 민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