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연내 서울시 심의 물건너가

by김기덕 기자
2017.12.06 11:37:48

특별건축구역 지정해도 35층 이상 재건축 불가능
두 번 도계위 일정 소화 힘들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고층수 49층 건립을 포기하고 35층 재건축으로 방향을 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연내 서울시 심의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정비사업 속도를 내기 위해 최고층수를 변경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심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 결국 내년에나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등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6일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전날 35층으로 변경된 정비계획안을 관할구청인 강남구에 제출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심의를 신청하기 전에 마지막 수정·보완 절차를 거치기 위한 과정이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는 올 들어 서울시의 아파트 최고층수 가이드라인 ‘35층 룰’에 맞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결국 지난 10월 주민 투표를 통해 당초 추진하던 49층 재건축을 포기하고 35층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 만큼 재건축 추진위는 연내 서울시 도계위 본회의에서 심의·상정을 거친 후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연내 남은 두 번의 도계위 일정을 감안하면 결국 목표대로 사업 추진은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단지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층수 논란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사안인 만큼 도계위에서 깐깐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수정된 정비계획안은 첫 심의를 받는 만큼 기부채납(공공기여) 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가 추진 중인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해도 아파트 최고층수 등은 여전히 엄격한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건축구역은 건폐율ㆍ동간거리·건축물 높이 등 건축기준을 완화해 창의적인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제도다. 이미 추진위는 서울시에 특별건축구역 지정 제안을 한 상황이다. 이 사안은 도계위 심의를 통과한 이후 건축위원회서 논의된다. 추진위 입장에서는 기존 49층은 아니더라도 최소 35층 이상의 층수가 가능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해도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안 ‘2030서울플랜’을 준용해 35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